우리, 자리를 바꿔볼까요?

잠시 내 자리를 비워주세요. 누군가 서서 내 입장이 돼 볼 수 있도록.

by 리앤

며칠 전 아들이 다니는 공부방에서 작은 다툼이 있었다.

아들은 어떤 아이가 "때렸다”라고 했고, 상대방 아이는 “그냥 툭 친 거다”라고 했다.

현장에 있던 선생님은 나에게 아이들이 토닥였지만 “서로 아플 정도로 때린 것 같지는 않다”라고 했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왜 같은 상황에서 두 아이가 보고 느낀 것이 다를까?’ 그리고 ‘통증을 느끼는 강도는 누구나 다른 건데 선생님이 아픈지 안 아픈지를 판단한다는 게 맞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평상시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대화였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 이런 물음표가 생기게 된 건 최근 받은 교육 때문이었다.

기획 관련 교육이었는데 사업 기획을 세울 때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는 감수성이 꼭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상황의 당사자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것이 요점이었다.


강사님은 ‘내가 좋다고 모두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싫어한다고 모두가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아주 간단한 내용을 대다수 사업가들이 알면서도 놓치고 있다고 했다.


사업을 성공하고 싶다면
‘서 있는 자리를 바꿔라’라고 강조했다.
내 자리에서 고객을 바라보지 말고,
고객의 자리에 서서 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권오현 고문이 회장이었을 때 개발 부서와 제조 부서가 각자의 부서 이기주의에 빠져 업무 능률이 오르지 않자 두 부서의 책임자를 서로 바꿔서 발령을 냈다는 일화가 있다.

실제로 상대방의 입장이 돼 업무를 추진하는 것만큼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걸 증명했다.

또 대다수 항공사가 이코노미석에 대한 서비스 개선보다는 이윤 창출에 효과적인 비즈니스 석을 늘려갈 때

싱가포르 항공사가 이코노미석의 좌석 폭을 넓힌 것도 같은 이치다.

항공사 입장이 아닌 승객의 입장에 서서 경영 기획을 새롭게 한 덕분에 싱가포르 항공은 해마다 세계 항공사 평가의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수많은 책들을 맘껏 볼 수 있는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도 기업의 입장이 아닌 고객의 입장이 적용된 곳으로 꼽힌다.

교보문고 창업자는 서점을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책을 읽는 곳’으로 기획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고객이 책을 이것저것 빼서 읽어도 눈총 주지 말 것, 오히려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줄 것, 책을 훔쳐 가더라도 면박 주지 말고 잘 타이를 것 등을 주문했다고 한다.

그 결과 교보문고는 단지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복합 문화공간이 됐고, 고객이 머무는 시간도 길어져서 책과 동반한 다양한 요소들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내 마음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바라본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훈련이 필요하다.

성공하고자 한다면 ‘사장이 하고 싶은 일,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일’을 계획하기 전에 ‘고객의 자리’에 서 보고, 앉아보고, 누워봐야 한다.

그래야 해답을 찾을 수 있고, 성공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지금,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아 막막한 일이 있다면 ‘내가 한자리에 너무 오래 서서 고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오늘만큼은 내 자리에서 일어나
가족 누군가의 자리로, 동료의 자리로,
고객의 자리로 발걸음을 옮겨서 서 보는 건 어떨까.
내 자리에도 누군가 와서 서 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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