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예산시장이었다.
우리는 아이와 광장시장과 망원시장을 계절마다 찾는데 우리끼리 시장마다 우리 가족의 원픽 음식을 토너먼스로 고르는 게임을 한다.
그리고 맛집을 발견할 때마다 우리끼리 오슐랭 배지를 강제로 부여하는데 이재미가 쏠쏠하다 ㅎㅎ 물론 진짜로 드리는 건 아니고 우리끼리 우리 집 맛집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하는 거다.
신랑과 내가 티키타카가 잘 맞는 것도 참 축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이도 우리랑 성향이 잘 맞아서 놀러 다니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
이번에는 새로운 시장으로 가보는 게 어떻겠냐는 아들의 의견에 따라 엽전시장을 결정했는데 갑자기 나오는 백종원 아저씨 때문에 우리의 목적지는 예산시장이 되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라는 게 참 이렇게도 신기하다.
예산은 처음 가보는데 우리 집에서 약 2시간이 걸린다. 가는 시간대비 별로면 어떡하지? 하고 고민을 해보는데 끊임없는 백종원 아저씨의 알고리즘은 우리에게 맥주페스티벌의 도파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별게 없으면 뭐 어때? 가서 축제 즐기고 맛있는 바비큐 먹고 시장도 구경하고 일석이조네!!"
더구나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통닭이니 아빠는 맥주 한잔하고 우리는 바비큐 파티하면 되니 안 갈 이유가 없었다. 백종원 아저씨의 더본코리아가 주관하는 축제는 어떨까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아침부터 차를 타고 나섰다.
아직도 날이 엄청 더운 요즘이기 때문에 만만의 준비를 하고 떠났다. 얼음물도 보냉병에 챙기고 썬크림과 모자는 필수! 에버랜드에서 사용하는 휴대용 의자도 챙기고 손선풍기까지 야무지게 넣었다.
가는 길 중간쯤 편의점에서 간식을 먹으려고 우연히 들렀는데 그곳에서 우리가 구하고 싶었던 두바이 초콜릿도 구하고 인기 만점인 요아정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손에 들고 나올 수 있었다.
이것은 완전 럭키비키다.. 의외의 소소한 우연이 예산 시장 가는 길을 더 즐겁게 만들었고 상관없는 백종원 아저씨의 축제에 대한 마음에 하트 하나가 더 생겨났다 ㅎㅎ
준비를 제대로 하고 서둘러 온덕분에 주차도 문제없이 하고 오징어다리처럼 기다란 줄을 기다리는 시간도 비교적 수월하게 지나갔다. 그래도 너무 덥고 너무 많이 기다린 건 사실이다.
드디어 입장이 시작되고 우리는 부지런히 자리를 잡고 먹고 싶은 음식들을 줄 서서 구매해 왔다. 신랑은 지역맥주 시원하게 한 모금 나는 옛날커피 한 사발 아들은 양손에 통닭다리를 들고 뜯기 시작했다.
맥주는 확실히 매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기대했던 탓일까? 맛있는 메뉴도 분명히 있었지만 다른 지역축제랑 크게 다른 특별함을 찾지 못했다.
아니다! 가장 차별화된 가격이 있었지!
어느 정도 보장된 수준의 음식맛에 양심적인 가격 어쩌면 이게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지.. 적어도 가격이상의 가치는 했고 행복했으니까!
개인적으로 맥주페스티벌의 메인은 예산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지역 맥주라는 거! 그렇게 어느 정도 만족을 하고 일찍 일어나려고 하는데 우리는 하얀 돔 안에 있는 곳이 예산시장인 줄 알았더니 그곳은 이번 축제를 위한 상설로 운영되는 임시 예산시장시장이었다.
진짜 예산시장이 바로 옆에 있길래 자리를 정리하고 모두 함께 방문했는데 이곳이 찐이었다! 예산시장 자체도 백종원 님의 손길로 다시 살아났다고 볼 수 있지만 이곳이야 말로 예산만의 특별한 음식과 디저트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시장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맥주 축제와 함께 이런 시너지를 생각했다면 이제야 말이 된다! 맥주축제는 예산시장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고 예산시장을 알리는데 큰 역할이 되었다.
다양한 지역맥주부터 이곳 핫플레이스의 디저트 종류들까지 양손 한아름 들고 기쁜 마음으로 예산을 빠져나왔다. 예산을 만난 첫여름은 성공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