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온라인 유학생의 이야기
사는 게 지쳤다.
사람이 항상 나 즐거운 것만, 행복한 것만 찾아서 살 순 없지만
그냥, 다 싫었다.
지난 학기부터 온라인 수업을 시작하면서 밤의 어두움이 나에게 우울함을 가져다주었고, 또 다시 학기가 시작되면서 그 일상이 반복될 것이라는 생각에 시작도 전에 이미 질려 버린 것 같다.
내가 상상하던 유학 생활은 이게 아닌데.
억지로 억지로 늘어지는 몸을 이끌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이 마저도 엄마가 데려다주시지 않았다면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헬스장에 도착해서 운동하던 중에 트레이너 언니에게 나의 힘든 마음을 털어놓게 되었다. 몸이 아픈 것도 아니고 딱히 힘든 일도 없는데 너무 무기력하다고, 이게 사람들이 말하는 인생 노잼 시기인 거냐고 물었다. 언니는 내 상황을 이해한다면서 내 투덜거림을 다 들어주었다. 그리곤 정 너무 답답하다면 혼자 여행을 가보는 것은 어떠냐고 되물었다.
여행?
주말마다 자주 부모님과 경주나 바다를 드라이브 갔지만 혼자 떠나본 적은 없었다. 작년에 운전면허도 딴 겸 꼭 한번 혼자 떠나봐야지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2021년에 이루고 싶은 리스트’에 혼자 여행하기, 당일치기도 Ok.라고 적었던 기억은 난다. 언니의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느꼈다. 그리고 내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자 살아있음을 느끼려면 떠나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바로 다음 날, 나는 경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