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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카 Braka Jul 10. 2023

다문화 시대의 대한민국, 그리고 나

한국 다문화와 이민에 대한 견해

옥스퍼드 사전에 따르면 세계화란 세계 여러 나라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폐쇄적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하게 나라와 나라의 담을 허물고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세계화는 주로 경제학 용어로 수입, 수출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문화의 세계화에 대해 다루려고 한다. 세계는 상품과 서비스를 주고받으며 교류하기도 하지만 나라 간의 문화 교류 또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Photo credit: Pxhere


문화의 세계화를 생각하면 무엇을 떠올릴 수 있을까? 아시아의 최고 대중문화 강국으로 떠오르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케이팝과 케이 드라마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실제로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케이팝과 드라마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헬스장에서 오징어게임을 보며 사이클을 타고 있다거나 미국에서 만났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블랙핑크와 BTS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한 번은 내가 좋아하는 케이팝 가수의 콘서트가 시카고에서 열려서 보러 간 적이 있다. 생의 첫 콘서트였기 때문에 무대 스케일이나 퍼포먼스에 놀라기도 했지만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았던 외국팬들이 가장 놀라웠다. 다양한 인종의 팬들이 각자 나름의 코스튬을 갖춰 입고 케이팝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든 관경이 내게는 꽤나 충격이었다. 최근 한국 문화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콘서트 장의 팬들을 보며 케이팝의 인기를 확실히 느꼈던 것 같다. 우리가 팝 음악을 소비하는 것처럼 또 국외 팬들이 케이팝 음악을 소비하는. 이러한 예술문화의 교류 현상을 문화 세계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예술보다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직접 느끼고 경험하며 살아가는 문화적 세계화가 있는데, 그건 바로 이주와 이민이다. 이민은 커녕 외국에 나가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이민의 사례가 많으며, 이는 우리 삶에 많은 변화와 영향을 가져다주고 있다.




본래 한국은 이민을 '가는' 민족이었다. 이민을 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국의 경우 1900년대 초 일제강점기로 피난이 이민의 큰 목적 중 하나였다. 이후 남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 여성은 결혼을 위해 다른 나라로 이주하여 그곳이 정착하였다. 최근에는 더 나은 또는 자유로운 교육환경을 위해 이민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처럼 한국 사람들은 더 나은 수입, 환경, 교육을 바라며 이민을 선택하였다.


미국 한국인 이민자 가족의 삶을 담은 영화《미나리》포스터


시간이 지나 이제 한국은 이민을 '오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면서 한국 사람들이 여러 목적을 가지고 이민을 선택했던 것처럼 이제는 한국도 그러한 목적으로 이민을 오는 외국인을 수용하는 호스트 국가가 된 것이다.


서울 경제 기사에 따르면 이러하다.

"학계에서는 외국인 거주자의 비중이 전체 인구의 5%를 넘으면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의 국내 거주 외국인은 전체 인구 대비 5.6%를 점유했다."
- "다문화, 딴 나라 이야기가 아니에요" 중에서


기사에 명시된 것처럼 한국은 이제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다. 사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한국의 다문화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유튜브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조나단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조나단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으로 난민으로 한국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방송인이다. 처음에는 조나단의 다른 모습을 어색해하고 신기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인간 극장을 시작으로 개인 유튜브, 라디오 스타, 유퀴즈 등 여러 유명 방송에 출연하면서 어엿한 한국 방송인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MBC 공식 종합 채널 유튜브 [라디오 스타] 조나단 편


미디어를 통하지 않고 일상에서도 결혼을 위해 한국으로 온 동남아 여성들, 외국인 노동자 등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으며 한류 열풍과 함께 한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한글학당을 찾는 외국인의 수가 늘어났다. 이러한 인종적 문화적 세계화 덕분에 한국의 문화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부분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정치이다. 한국에 이주 또는 정착하는 외국인의 수가 늘어난 만큼 그들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만한 정책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며칠 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이민청 설립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위 글에 나타난 것처럼 한국의 이민정책이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나에겐 이민청 설립 소식은 꽤나 긍정적이었다. 정치적인 부분을 제외한 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이와 관련된 다른 기사들을 읽기 위해 서칭을 하다 보니 이민청 설립을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대 의견은 우리 고유문화와 언어의 파괴, 치안, 저출산 등에 대한 우려가 컸다.


반대의견에 대한 글들을 읽고 나니 이민청 설립에 반대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이민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정착하기 위해 더 나은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선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이 다문화 시대를 맞이한 지금, 앞으로 세계가 서로 더 많은 교류를 이루어갈 것이 명확한 이 시점에서 나는 한국이 이민과 이주에 대하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고민해 볼 필요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큰 대안 없이 세계의 흐름은 흐르는 대로 두고 이민자들을 제한하는 방향으로만 간다면 언젠가는 통제할 수 없는 더 큰 어려움을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Photo credit: Pixabay


이웃나라 미국을 예시로 보자면 미국은 이미 '이민 초기단계'를 지나왔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여러 나라의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많은 갈등, 반대 운동과 정책 변화를 겪으면서 지금 우리가 아는 다민족 국가가 되었다. 물론 미국도 여전히 이민자, 난민, 불법채류자 등의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지만 말이다. 한국도 미국이 겪었던 이민 정책의 과도기를 거쳐 우리 민족과 이민자들의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는 때가 올 것이다.


세계화로 인하여 앞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이러한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또한 이는 우리의 생활 방식, 일자리 등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서 익숙하지 않기에 멈춰있기보단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열린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마음, 변화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마음. 그 마음이 다문화 시대에 한국을 살아가는 우리가 내디뎌야 할 첫 발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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