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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 자객 Jan 28. 2023

사건 파일 명화 스캔들

ㅡ  양지열 변호사

택배가 왔다. 시사 평론가 양지열 변호사의 책이다. 주문한 적도 없는 책이 무더기로 온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기획부터 저자 섭외, 제목, 표지 디자인, 본문 컨셉과 흐름까지 구석구석 내 손때가 안 묻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늘 혼자서 하는 외로운 작업이다. 라디오를 애인처럼 끼고 산다. SBS 아침 프로에 양지열의 '살롱 드 지'라는 다소 촌스런 이름의 코너가 있다. 우연히 첫회부터 듣게 되었는데 법도 놀라 자빠질 기괴한 사건과 서양 명화에 숨은 비밀 이야기를 절묘하게 엮어냈다. 깊은 울림과 진지한 성찰이 교차하여 들을수록 점점 매력에 빠져들었다. 책으로 내면 좋겠다 생각하고 우여곡절 끝에 필자를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법률가치곤 인문학적 소양이 깊은 분이라 여겼는데 짐작대로였다. 준수한 외모보다 인품이 더 훌륭했고, 인품보다 글이 더 훌륭했다. 고된 작업과정이었으나 같이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보람되었다.


공력을 많이 들인 까닭에 내 책도 아니면서 내 책인양 애착이 간다. 책을 받아 합장하듯 감싸안고 몇 번이고 어루만졌다. 책도 사람처럼 운명 비슷한 걸 타고난다. 부디 좋은 운명이길 빈다. 조만간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소개될 예정이니 혹 보시거들랑 구면인 듯 눈길 한번 주시라.


(* 이런 얘기를 하면 저를 출판업자로 잘못 아는 분이 계신데 절대 아니다. 글밥을 먹고 사는 필자 나부랭이일 뿐 어찌어찌하여 그리 된 것이니 오해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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