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느낌에 알아봤다. 수줍음이 많은 분이다. 이런 스타일은 제 머리 제가 못 깎는다. 천상 나 같은 사람이 바리깡을 들 수밖에 없다. 조촐한 식사자리. 책 출간 기념 사진을 찍자 하니 어정쩡하게 포즈를 취한다. 머그샷을 찍는 것처럼 어딘지 어색하다. "광고 모델이라 생각하시구요. 고개를 이쪽으로 살짝ᆢ 네 좋아요. 미소도 자연럽게ᆢ!"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잘 따라준다. 덕분에 두번째 사진은 훨씬 자연스럽다. 더 자연스런 장면 연출을 위해 내가 끼여들었는데 아뿔사, 방금 지적질한 내용이 부메랑이 되어 내 얼굴 표정에 고스란히 박혔다. 공 들여 얻은 사진이니 헤프게 막 써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