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 처음 손댈 때만 해도 눈이 펄펄 날리는 겨울 끝자락이었는데 이제 완연한 봄이네요. 꽃들이 내뱉는 화사한 웃음소리로 귀가 먹먹합니다. 앙상한 가지가 꽃망울을 품듯 겨울도 봄을 잉태하고 있는 법이겠지요. 삶이라고 다를 게 있을까요. 목덜미에 눈발이 폭푹 쌓이는 캄캄한 밤이 지나면 꽃가지가 이렇듯 아침 창을 두드리는 날도 올 테지요.
● 겨울과 봄 사이 Between winter and spring, 65.1cm×53cm(15F), 은지화 Acrylic on foil under Korean paper, 2024, 호일아트(은지화)~ 쿠킹 호일에 한지를 배접한 다음 다양한 독자적 기법을 써서 그린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