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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 자객 Jun 13. 2024

찌부 아저씨 찌부 아줌마

ㅡ찌부 캐릭터


어려서 만화와 공룡을 무지하게 좋아했다. 크면 막연히 공룡을 그리는 만화가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조용히 골방에 틀어박혀 멍 때리기를 즐기던 꼬마는 커서 엉뚱하게도 글쟁이가 되었다. 글만 쓰는 게 무료해 오랫동안 붓장난을 즐기다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내 그림은 내가 조물주가 되어 창조한 세계, 즉 나의 창세기다. 세계가 풍성할수록 볼거리가 많아진다. 게중엔 팝아트적 성격을 띤 그림도 있다. 바로 찌부 캐릭터다. 자본주의 발전이 극에 달하면서 대량 생산에 따른 대량 소비의 사회 시스템이 견고해지고, 여기서 파생된 대중문화의 회화적 수용과정에서 나온 게 팝아트. 그런 측면에서 찌부 캐릭터는 의도한 건 아니지만 현대사회의 속성과 감성적 울림을 가장 크게 잉태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많이 끌고 있다.


유년기 못다 이룬 만화가의 꿈을 실현시켜준 찌부 캐릭터! 본래 아저씨만 있었는데 왜 아줌마는 없냐는 원성을 받아들여 찌부 아줌마까지 만들어줬다. 그런데 이 아줌마가 순악질 여사다. 둘이 잘 어울린다. 쟝 콕토의 시구처럼 하나는 외로워 둘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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