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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화가 장세현 초대 개인전

기억의 소멸

by 그림 자객



전시장 디피를 마쳤다. 작년 이맘때 개인전을 했으니 꼭 1년만이다. 당시 작품을 철거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번에 보여준 세계는 이걸로 마무리짓고 새로운 세계로 날아가 보자!' 아울러 <데미안>에 나오는 명구를 떠올렸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동안 내 안의 내 세계를 파괴하려고 애썼다.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고는 새로운 세계를 맞이할 수 없다. 물이 가득찬 그릇에 어찌 새물을 담을 수 있겠나! 파괴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한 결과물이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인다.


농사로 치면 1년간 땀흘린 결실인 셈이다. 물론 알곡일지 쭉정이일지 알 수는 없다. 다만 이번이 최종 종착지가 아니라 또 다른 부정을 통해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리라는 건 확실하다.


어제 밤을 새다시피 준비를 한 탓에 비몽사몽 눈이 감기지만 한편 뿌듯하다. 분주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한숨을 돌려본다. 한 걸음 더 내딛은 느낌이다. 어쭙잖은 전시지만 오시는 분은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이번 금요일(16일) 5시 오프닝 행사가 마련되어 있으니 혹 시간 되시면 오셔서 다과나 드시고 가시길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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