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화ㅡ장세현
이번 전시에서 최고 호평을 받은 작품 <붓다 피에타>, 좀 밥맛 떨어지는 말이지만 나랑 일면식도 없는 어느 관록있는 중견 작가 한분이 뚫어지게 보고는 남긴 말을 가감없이 옮겨본다.
ㅡ 와, 눈 씼고 다시 볼 수작이네요. 이런 작품 열 개만 있으면 세계적 반열에 드는 작ᆢ.
아, 여기까지만 적어야겠다. 이미 눈으로 욕하는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이 작품 그릴 땐 그냥 떠오르는 생각대로 그렸을 뿐인데 칭송의 말을 많이 들으니 내 작품인데도 달리 보인다.
일반 관람객들은 무덤덤한 편인데 작가들 사이에서 호일 은지화가 유난히 관심을 끈다. 거짓말 좀 많이 보태면 참여 작가 절반씩이나 호기심을 보이며 꼬치꼬치 캐묻는다. 본래 대다수 작가는 사소한 기법 하나도 노출될까 꺼려하지만 나는 반대다. 묻는대로 숨김없이 다 가르쳐준다. 묻지 않은 것까지 알려준다. 호일 은지화 기법을 자기 작업에 차용해보고 싶다고 말한 작가가 네댓 명 정도가 되니 쿠킹호일을 작품에 활용하는 작가가 늘어날 전망이다. 뭐 좋은 일이다.
작가들 상대하느라 정작 일반 관람객들은 뒷전으로 밀린다. 아트 페어에서 이런 멍청한 짓을 해도 되나 싶지만 기법이 궁금해서 나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우연히 만나서 행운이라는 분들을 보면 목마른 사람에게 우물 한사발 떠준 기분이다. 호일 활용하는 작가가 늘어나 은지화라는 쟝르가 보편화되길 기대해본다. 이중섭으로부터 비롯된 은지화야말로 오롯이 한국적인, 가장 한국적인 K-art가 아니겠는가!
(* 참고로 기법이 궁금하신 분은 은지화 미술 동아리 <어울림 그림마당> 까페에 들어가면 자세한 정보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댓글에 까페 주소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