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들추다 보니 재미난 대목이 나온다. 어느 날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다.
ㅡ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좋다고 하면 어떻습니까?
ㅡ 좋지 아니하다.
ㅡ 그럼 모두가 그를 미워하면 어떻습니까?
ㅡ 그 또한 좋지 아니하다.
ㅡ 마을 사람이 다 좋아해도 좋지 않고, 다 미워해도 좋지 않다면 어떤 사람이 좋은 겁니까?
ㅡ 마을 사람 중 선하고 의로운 자들이 그를 좋아하고, 의롭지 못한 자들이 그를 미워해야 비로소 좋은 사람이라 이를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단순 명쾌하면서도 깊은 함의가 깃들어 있다. 구시대의 낡은 사상을 가진 인물로만 여기던 공자님 말씀에 귀를 기울일 만하다. 그래서 요즘 논란이 되는 조국 후보의 장관 임명에 대해 공자님께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ㅡ 자한당이나 일베, 태극기 부대, 조중동 보수 부패 언론이 죽기살기로 그를 반대하고, 촛불시민들 가운데 그를 적극 지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소 실망했다며 청문회 뒤로 판단을 유보하자는 부류도 있어 좀 혼란스러운데 조국 후보를 어찌봐야 합니까?
ㅡ 혼란스러울 거 하나도 없다. 아까의 내 말을 귓구멍에 새기면 답이 나온다. 나쁜 짓을 많이 하여 탄핵을 당한 의롭지 못한 자들이 그를 죽도록 미워하니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게 옳을 것이고, 촛불을 이끈 의로운 자들이 그를 적극 지지하거나 판단을 유보하니 청문회 뒤에 그를 임명하는 게 옳을 것이다.
ㅡ 아, 제 눈이 밝아졌습니다, 고맙습니다ᆢ 공자님!
(* 이 글 막 공유하고 도용해도 상관없으니 저한테 허락받을 필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