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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 자객 Feb 01. 2021

여명의 시간

은지화 미술 동호회

새벽이면 어김없이 교회 종소리가 울렸다. 꿈결처럼 아련한 그 소리와 함께 엄마는 식구들 아침을 짓기 위해 고단한 몸을 일으켰다. 이어지는 기지개 켜는 소리, 부시럭대며 일어나 옷 챙겨입는 소리, 자고 있는 내 머리결을 쓰다듬는 거치른 손길, 문을 열고 나갈 때 옷자락 끌리는 소리, 문지방을 넘어 불시에 침략군처럼 훅 밀고 들어오는 겨울 찬바람, 타닥타닥 부엌에서 불 때는 소리, 뒤따르는 구수한 밥냄새ᆢ 내 유년의 여명은 이런 소리와 냄새로 기억된다.

● <여명의 시간> - 호일아트(은지화), 33cm×43.5cm ~ 쿠킹 호일에 한지를 배접한 다음 다양한 독자적 기법을 써서 그린 작품.

https://cafe.naver.com/eunji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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