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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 자객 Jan 23. 2021

이상한 붕어빵 아저씨

ㅡ 창작 그림책  

<이상한 붕어빵 아저씨> 출간 소식


어릴 적에 만화랑 공룡을 미친 듯이 좋아했어요. 크면 막연히 공룡을 그리는 만화가가 될 줄 알았죠. 하지만 조용히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 멍 때리기를 즐기던 꼬마는 커서 엉뚱하게도 글쟁이가 되었죠. 글만 쓰는 게 무료하고 못다 이룬 꿈이 아쉬워 오랫동안 꾸준히 그림도 그렸어요. 첨엔 정말 취미로 시작했어요.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20년 세월 넘게 붓장난을 하다 보니 그림책까지 내게 되었네요. 그동안 총 5권, 창작그림책으론 2번째가 되겠네요.

지난 가을 글과 원화를 출판사에 보냈는데요. 편집팀장님이 찾아와 한숨을 크게 쉬면서 원망조로 말하더군요.
"에휴, 좀 일찍 보여주시지 않고 왜 이제야ᆢ ㅠㅠ. 저희가 예정된 출판 일정이 있거든요. 이 원고가 중간에 끼여들어와 무지 바쁘게 생겼네요!"
이 때부터 급히 편집에 들어가 서둘러 낸다는 게 이제야 나왔네요. 출판도 간행시기를 잘 맞춰야 하거든요. 편집팀장님이 겨울 추위를 녹여줄 감동어린 스토리라며 다른 출판일정 다 중지하고 이 책 작업에 매진했거든요. 막판에 표지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느라 조금 지체되었는데 다행히 표지도 잘 나왔네요. 겨울 다 지나고 책이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아직은 따끈한 붕어빵이 그리울 때니 너무 늦은 건 아니겠죠?

책장을 열면 이렇게 시작돼요.

ㅡ버스가 다니는 큰길에서
주택가로 이어진
작은 도로를 걷다 보면
명륜사우나 지나, 또와분식 지나,
샘미용실 지나, 청자약국 지나
전봇대가 서 있는 길모퉁이에
붕어빵 가게가 하나 있다...... ㅡ


여기 거명된 상호이름은 실제 제가 사는 동네에 있는 가게들이죠.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ᆢ 그림도 우리 동네 약도를 참고해서 그렸어요. 책 속의 주인공인 붕어빵 아저씨도 동네 실존하는 인물이냐고요? 그건 비밀이에요. 출판 편집자 분도 집요하게 물었지만 대답 않고 그냥 웃기만 했거든요. "왜 웃기만 해요. 그림 속 붕어빵 아저씨가 작가님 닮은 거 같아서 묻는 건데요." 그래서 더 크게 웃었지요. 네, 그냥 그렇다구요.


오다가다 서점에서 이런 책표지를 보시면 눈길이나 한번 주세요. 그림책이라 속독으로 읽으면 10여분이면 다 읽을 수 있으니 굳이 살 필요는 없구요. 그래도 뭐 꼭 사신다면 말리진 않아요. 크게 복 받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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