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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이모 시리즈 모음.

실화.

by 재섭이네수산

2탄

우아한 이모는 시부모님을 오랫동안 모셨다.
한 번은 이모가 화장실이 너무 급한데 시모님께서 들어가셔서 나오질 않는 것이다. 변비셨던 것.
이모는 급한 중에도 우아함과 격조를 잃지 않으시고,
"어머님, 혹시 만들어 싸세요?"

이래서 대중매체를 끊어야 하는건지도 모른다. ^^


3탄
가족들이 모여 어떤 사극을 보고 있었어.
그때 어떤 양반분이 여주인공을 보고는
"허허, 여걸은 여걸일세."
그런거야.
갑자기 우아한 이모가 정색을 하시며
"저건 말도 안된다얘." 그러셔.
"아니 사극에서 무슨 영어를 쓰니?"
무슨 영어를 썼다는건지?
우리가 이해를 못하자
"걸이라니. 걸! 영어잖아. 저 시대에 걸이라니."
뎅~~~


4탄
MBTI 핫한 어느 날 TV 켜놓고 보다가
가족들이 한창 MBTI 얘길 하고 있었어.
이모가 "저녀석 재밌네" 그러더라구.
아 우리 얘길 안 듣고 있구나. ㅎ
우리끼리 얘기했지.
사촌 동생이 평소에 우리 얘길 공감을 못할 때가 많아서
"혹시 너 T 야?" 했는데, 갑자기 이모가 끼어든다.
"아니야. 블라우스."
사촌동생이 짜증내며
"엄마, 사오정이야 뭐야?" 그랬더니
"아들~ 엄만 44. 쭉 44."
아들이 자기 사이즈에 관심 가져줬다고 마냥 신나신 이모님.

5탄

늦게까지 일을 하고 돌아온 어느 날 저녁,

오랫만에 우아한 이모가 놀러와 계셨어.

피곤해서 커피를 마시려는 내게

"이 밤에 커피?" 그러시더라구.

"응. 또 나가봐야 돼서." 그랬지.

"그럼 녹차를 마셔봐.

녹차에도 칵테일효과가 있어."

하시는 거야. 그냥 난 장단 맞춰드리려고,

"이모, 나 운전해야 돼서, 칵테일효과는 사양할게."

그랬거든. 그랬더니,

"어머 얘 좀봐. 너 많이 피곤하구나! 깔깔~ 칵테일이라니, 카페인 효과라구."

카페인을 스타카토로 말씀하셨어.

나 많이 피곤한가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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