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형편없지만 곧 나아질거야. ㅠㅠ
우리 노령견씨 인생 11년만에 바깥 세상에 나와 매일 같이 나와 함께 노동자의 삶을 체험하고 있다는 사실!
요샌 어디든 함께 가고 있다.
그게 노동의 현장이라 매일 우리 둘다 꼬질꼬질하지만 하루가 남다르게 즐거워졌다.
그녀가 내게 기회를 주었다.
앞으로 후회하지 않을 기회.
그간의 산책 시켜주지 못한 것을 모두 만회하라는 듯,
후회도 남기지 말라는 듯 아침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모든 날 모든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우리 차에는 노령견씨 지정석이 있다.
푹신한 쿠션을 깔아주었는데 쿠션에 앉은 채 차로 이동하신다.
때론 집사 품에 안겨서 쉬기도 하고,
리드줄 걸고 여기저기 쏘다니며
바람을 느낀다.
함께 나가는 게 얼마나 좋은지 새벽부터 내 발에 채이면서도 자기를 두고 가지 못하도록 촥 붙어서 따라다니다 문이 열리면 나보다 지가 먼저 튀어나간다. ^^
그리고 밤에는 코를 골며 골아떨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참 안 되는 것이 있다.
교육자의 문제인지 교육생의 문제인지
우리는 산책 시 발맞추어 걷는 것을 너무 못한다. ㅠㅠ
저 녀석은 내 말을 전혀 듣지 않는다.
그녀는 노령견인데 발은 얼마나 빠른지 그거 따라가면서 내가 숨을 헉헉헉~
그러다 보면 리드 줄이 꼬이기 일쑤다.
꼬였는데도 걷는 힘쎈 노령견씨.
증거 사진 제출합니다!
리드줄이 왜 응뎅이 쪽에 감겨있죠? 노령견씨 해명 부탁합니다!
그나저나 다음엔 더 잘해보자.
대체 언제쯤 잘 되려는지 나는 그 날이 올 거라 전혀 믿어지지 않지만 약속이나 해보자. ^^
앞서서 나가는 애 목줄로 끌어당기기 일쑤요
한 번은 목줄을 잡고 있는데도 울 노령견씨가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 ㅠㅠ
오 마이 갓~
아무튼, 동물이지만 그녀와 내가 발 맞추는 것 하나 이렇게 십수년 동안도 잘 안 되는데
사람과의 관계는 말해 무엇하랴 싶다.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남편, 자식, 부모, 형제, 친척, 친구, 동료, 후배, 선배 등등
한 명도 잘 맞는 사람이 없다.
나 인격파탄잔가? ㅎㅎㅎ
반성합니다.
진짜?
뭘 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