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극장으로 이끄는 힘

독일 극장의 교육 프로그램과 지역 연계

by Arete

우리 극장의 공식 교육 프로그램은 연극 파트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별도의 부서가 연극 워크숍, 극장 가이드, 청소년 극단 등을 기획하고 이끈다. 또한, 시즌 프로그램에 어린이 및 청소년 연령을 겨냥한 작품을 반드시 배치한다. 특히 매년 11월 말부터 12월까지 진행되는 어린이 연극은 울름 초등학생들에게 연례행사이다. 20회 이상의 상연은 대부분 매진, 한 시즌에 2만 명 가까운 아이들이 극장을 찾는다. 이번 시즌은 오즈의 마법사를 상연한다.


발레의 경우, 3세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한 발레학교를 운영한다. 울름 극장 무용수 출신이 발레학교장이다. 우리 무용수 트레이닝이 끝난 이후 시간에는 핑크색 발레복을 입은 수강생들이 매일 드나든다.


독일의 교육 시스템은 청소년들이 학교 과정 중 희망 직업 분야에서 1~2주간 체험하는 것을 필수로 한다. 모든 극장은 극장 관련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극장 직업의 모든 분야에서 수시로 참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둔다.


오케스트라는 울름 극장의 경우 시즌당 두세 번 학교를 찾아가 해설 음악회를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독일에서는 오케스트라 전체가 학교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으며, 학교 측이 전세버스와 공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독일은 공공기관 프로그램이라도 완전 무료는 거의 없다. 1인당 약 5천 원 정도의 비용으로 계산되는데 문화 향유의 가치를 인식하게 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생각한다.


오케스트라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아카데미 운영도 있다. 보통 4명에서 많게는 10명 넘는 아카데미 단원이 오케스트라 리허설과 연주에 참여하며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현 단원들로부터 연주법 지도를 받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 우리 극장은 아카데미를 운영하지 않는다. 또한, 대형 극장이나 콘서트 오케스트라는 지휘자 팔로우십을 운영하여 신진 지휘자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아카데미나 팔로우십은 극장, 스폰서십, 지역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경로의 장학금 지원으로 유지된다.


우리 극장은 인근 지역 대학과 연계해 지휘과 학생들이 시즌 4회에서 6회까지 지도 교수 아래 프로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하러 온다. 극장 측과 대학의 협업을 통해 학생들이 프로 지휘 경험을 쌓게 한다. 물론 이에 따른 비용을 대학 측이 지불한다. 하지만 그 가격을 한국의 상황에 대입하면 놀랍다. 프로그램은 지휘과에서 배우는 베토벤, 브람스 등 고전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한다. 지난 시즌에는 카르멘 지휘를 위해 성악과 학생들까지 함께 참여했었다.

한편, 모든 극장은 시즌 작품의 첫 프리미어 전에 마티네를 연다. 이는 인문학 프로그램의 성격이 강하다. 주로 극장의 후원자, 인문학과 공연 예술에 관심이 지대한 이들이 참여한다. 렉처 콘서트나 대담 형식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한다.


결론적으로 보면 독일의 극장 운영 핵심은 ‘사람들이 극장에 오게 만드는 것’ 즉 극장의 문턱을 낮추는 데 있다. 단순한 공연 관람뿐 아니라 이처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극장의 두 중심축이 되어, 극장을 지역 사회의 생생한 배움터이자 공연예술 교류의 장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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