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풍성한 브레멘의 문화정책

브레멘의 문화정책

by Arete

그림 형제의 동화 '브레멘 음악대'는 각각의 사정으로 집을 떠나오게 된 당나귀, 개, 고양이, 수탉이 브레멘의 음악대에 들어가기 위한 여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비록 동물들이 브레멘에 입성하지는 못했지만 행복한 결말로 끝나며 브레멘은 꿈과 희망의 도시로 그려진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아름다운 시청이 있는 도시 광장에 들어서면 시민의 보호와 자유를 상징하는 롤란드 동상 그리고 동화의 주인공인 브레멘 음악대 동상 앞에서 사진 찍기 위해 관광객이 줄지어 있다.



자유 한자 도시 브레멘이라 불리는 이 도시는 독일에서 가장 작은 연방주이자 자치도시이다. 독일 북서부 베저강 하류와 하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브레멘과 브레머하펜의 두 도시를 포함하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 브레멘 569.396명, 브레머하펜 115.468명으로 브레멘주의 인구는 684.864명으로 집계된다. 같은 해 외국인 인구는 21%, 브레멘에서 이주 배경을 가진 인구의 비율은 41.7%로 독일 전체 연방주 중에서 가장 높다. 인구 100명당 18세 미만의 비율은 27,1%, 65세 이상의 비율은 33.7%, 평균 연령은 43.5세이다. 실업률은 9.6%로 독일 평균 5.3% 보다 높은 수치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브레멘의 GDP는 약 387억 유로로 명목상 10.1% 증가했으며, 독일 전체 GDP 7.4 % 보다는 높다.


2019년 선거에서 기독민주당(이하 기민당)은 26.7%의 득표율로 처음으로 주 의회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이 되었다. 1947년 주 정부 수립 이후 사회민주당(이하 사민당)은 항상 선두에 있었기 때문에 이는 기민당의 역사적인 승리였다. 그러나 기민당(CDU)이 계속해서 정부를 구성하기에 브레멘은 사민당(SPD)뿐 아니라 녹색당과 좌파당의 지지층도 견고했다. 2023년 선거에서 사민당은 지난 선거 패배를 대부분 만회하고 다시 제1당이 되었다. 현재 기민당(CDU) 26.2, 사민당(SPD) 29.8, 녹색당 11.9, 좌파당 10.9%로 각각 24, 27, 11, 10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 연방 공화국이 건국된 이래 브레멘은 도시 연방주로서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변함없는 정책이었다. 브레멘/브레머하펜 항만 그룹으로 인해 브레멘주는 함부르크 다음으로 대외 무역이 활발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조선소 산업(AG 베저, 브레머 불칸)이 쇠퇴하기 시작했고, 한국의 조선소가 일감을 쓸어가면서 경제는 위기에 봉착했다. 브레멘은 항공 우주 기술과 물류에 중점을 둔 비즈니스 및 과학 기술과 같은 다른 경제 기둥을 찾았다. 현재 브레멘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 에어 버스 생산 및 항공 우주 (EADS, OHB 기술). 식품산업으로는 크래프트 푸드, Hachez (초콜릿), 벡스 (맥주 -2002년부터 벨기에 회사로 넘어감), Jacobs, Azul, HAG (커피)가 있다.


1990년대 독일이 신재생에너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시기에 브레머하펜은 해상풍력산업 유치에 성공했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탄력을 받아 해양풍력시설 공급의 중요한 도시가 되었다. 독일은 국가 재정 평준화, 지방 재정 평준화 기본법에 따라 다양한 정부 수준 간에 공공 기금을 재정적으로 균등하게 분배하는 정책이 있다. 해양, 무역, 항만산업의 여파 이후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높은 난민 비율과 실업률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했으며 1970년부터 브레멘은 재정 균등화 정책의'수혜국'이다.


하지만 경제 사정과 다르게 브레멘주는 여전히 풍성한 문화경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2010년 유럽 '문화수도' 신청을 통해 문화도시로서의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비록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이를 통해 브레멘시의 발전과 지역 전체의 구조적 변화뿐 아니라 문화 경관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동력을 불어넣었다. 브레멘의 재개발 전략 이상으로 예술과 문화의 혁신적인 개념을 홍보하는 것은 변화의 힘을 일깨우는 데 충분했다.


브레멘의 문화정책

다른 연방주와 달리 브레멘은 종교, 과학, 스포츠 사이에서 문화 업무가 시들해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별도 부처로서 수행된다. 문화부를 담당하는 상원 의원은 브레멘시 시장과 상원의장을 겸임하고 있는 안드레아스 보벤슐테(사민당)이다. 이는 연방주의 문화 업무를 시장이 직접 관장하게 함으로써 브레멘 연방 정치의 중심적인 위치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 현장을 책임진다. 문화부는 비용 절감 조치와 효율성 증대를 위한 구조 조정에 따라 5개의 큰 부서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담당 10은 공연예술 기관 지원과 음악, 무용, 극장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조정하며, 여기에는 인사, 기관 자금 지원과 위원회 관리가 포함된다.


브레멘 주 헌법 제11조에는 „(브레멘)주는 문화생활을 보호하고 증진한다 (Der Staat schützt und fördert das kulturelle Leben)“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여야는 현재 브레멘과 브레머하펜을 문화 도시로 정의하고 교육, 과학, 도시 개발 및 경제에서 문화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데 동의한다. 브레멘에서 문화의 경제적 중요성은 출판, 영화 산업, 방송 산업 등뿐만 아니라 음악, 시각 및 공연 예술을 포함하는 '창조 산업'의 영역에서 잘 드러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 항공 우주 기술 또는 해양 경제와 같은 행에 창조 산업을 명명함으로써 브레멘의 극장 및 음악 경관은 연방주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문화부는 문화예술의 생산성, 도시의 문화적 삶의 질, 공공 예술기관 및 독립 예술기관의 성과를 유지하고 예산 구조 조정 단계에서 단절 및 축소를 방지하도록 전략적 목표를 추구해 왔다. 2007년부터 문화부의 문화 기금은 다음 5 가지 문화 정책 지침을 지향하고 있다.


문화 진흥과 리뉴얼에 대한 신뢰성 강화: 예술가와 문화 활동가들의 문화 활동과 기관에 대한 신뢰성을 강화한다. 특히 사회 변화나 재정적 어려움이 발생할 때에도 문화 분야가 안정적으로 기능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예술가들은 예술적, 문화적 잠재력을 발휘하여 사회 변화와 발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지속적인 계약을 통해 재정 지원의 신뢰성을 높이고 문화 부문의 혁신을 지원한다.


예술적 생산 촉진: 예술과 문화가 사회에 대한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며, 예술가가 현재 이슈를 다루고 사회 문제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프로젝트 기금, 장학금, 상금, 공모전 등을 통해 예술가들을 지원하며, 예술적 표현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창의적 사고와 행동을 촉진한다.


독립(사설) 무대 강화: 독립 무대 기관과 관련 예술가들의 문화 활동 다양성을 증대시키고 공공 자금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구조를 확보하며 브레멘의 문화경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네트워킹: 공공 문화 기관과 독립 무대 간의 부문별 협업, 목표 협약, 연대 협정 등을 통해 협력을 향상한다.


문화 참여: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 활동에 참여하고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접근 가능한 문화 활동을 제공하며, 다양한 형태의 창의성을 촉진한다.


브레멘의 문화부는 이러한 문화 정책 지침을 바탕으로 문화예술 관련 종사자들의 장기적 일자리와 다양한 문화 기관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문화 경관을 지원한다. 브레멘은 단기간에 끝나는 이벤트 사업을 지양하고 브레멘주를 특징짓는 기관에 투자하기를 원한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은 앞으로 브레멘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많은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지원하기 원하며 문화 기관이 이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다양한 할인 혜택을 통해 브레멘 인구의 모든 계층이 문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브레멘의 문화 정책은 독립 사설 기관도 계속해서 필요한 자금을 제공할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한편으로 재정 균등화 정책의 오랜 수혜국으로 부채 증가에 대응한 저축 압력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난민 유입 및 에너지, 물가 급등 까지 문제가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딜레마는 앞으로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포부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실현될지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브레멘은 바로 빨간펜을 들이대고 무분별한 삭감을 진행하지 않는다. 문화 기관의 기존 구조와 인건비 및 관리비를 분석하여 필요한 경우 구조조정을 통해 문화 부문의 지출을 줄이고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일자리 감축이라는 형태의 삭감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문화 기관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신중하게 설계되었다. 또한 문화부문 수입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유입 관객 그룹을 개발하고 문화 기관 간의 집중적이고 강력한 네트워킹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 문화부문 예산에는 약 8,200만 유로로 주 전체 예산의 약 3%에 달하며 상원 기관 및 3개 담당 부서의 인건비가 포함되어 있다. 예산은 ▲극장, 음악, 무용 ▲도시문화 ▲박물관, 문화재 ▲문화부 상원업무 ▲예술교육, 문학, 영화로 크게 5개 부분으로 나뉘며 극장, 음악, 무용 분야에 가장 큰 지출 항목인 4천만 유로가 할당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022년 문화 부문의 예산은 약 9300만 유로로 증가했다. 2022년에 작성된 문화보고서(2020년 기준)에 따르면 연방 평균 1인당 공공 문화기금 지출은 135.47유로인데 브레멘은 189.66유로로 평균보다 높다. 이 중 극장과 음악 부분의 1인당 평균 공공 지출은 52.35유로이며, 브레멘은 71.99유로이다.


덧붙이는 글:

선거자료는 2023년 5월 이후 자료이며, 2023년 현재 기준에서 온라인에 공시된 자료는 2022년 기준 통계가 반영되었습니다. 2022년에 발행된 보고서이지만 2020년 기준이 반영된 부분은 명시하였습니다.


[참고자료]

https://de.wikipedia.org/wiki/Freie_Hansestadt_Bremen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5001

https://www.statistik.bremen.de/publikationen/pressemitteilungen-49419

https://www.statistik.bremen.de/publikationen/bremen-in-zahlen-2056

https://www.tagesschau.de/wahl/archiv/2023-05-14-LT-DE-HB/index-content.shtml

https://www.kultur.bremen.de/senatorische-behoerde/fachreferate/theater-1967

https://m.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1611021914001

https://www.finanzen.bremen.de/haushalt/haushalt/aktuelle-haushaltsplaene-und-haushaltsportraet-1692

https://www.kultur.bremen.de/

Kultur in Bremen - Kulturförderbericht 2018

Haushaltsplan-Kultur Bremen 2022/2023

Kulturfinanzbereicht Bremen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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