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로부터 내가 배운 것(1편)
알고리즘의 위대함
안타깝게도 나는 어릴 때부터 불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학창 시절부터 직장인이 된 30대까지 이 습관은 도통 고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서른을 훌쩍 넘긴 후, 아침 기상이 몇배는 더 힘들고 피곤했다.
20대와는 확연히 달라진 몸을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언제까지 이 불규칙한 수면 패턴으로 내 몸을 혹사시킬 것인가.
마침 연말이고, 곧 새해가 다가올텐데 이번엔 정말 습관을 고쳐야겠다!'
굳은 다짐을 한 후, 한껏 들뜬 목소리로 남편에게 물었다.
'나 아침형 인간으로 살아볼까?
아침형 인간 유투버처럼 새벽에 울린 알람을 끄고 침대에서 말끔한 모습으로 일어나는거야.
산뜻한 BGM이 흐르고, 모닝 커피를 내려마시고 여유롭게 아보카도 오픈 샌드위치를 먹은 뒤
출근 데일리룩을 뽐내는 그런 삶.'
"음, 할 수 있겠어? 며칠 못 가서 힘들다고 할 것 같은데..."
'그치....? 힘들겠지?'
그날 저녁, SNS로 친구들의 안부를 확인하던 중, 한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알고리즘이 날 이끌었는지, 내가 알고리즘을 이끌었는지 아직도 미스테리한 그날의 일.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빠른 속도로 게시물을 정독했다.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한 루틴 프로그램.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셨습니다. 몇 자리 남지 않았어요.
신청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후기가 증명해 주는 습관 형성 프로그램, 고민하지 마시고
빨리 신청해 주세요.
아니, 이렇게 신통방통한 알고리즘이라니!
나는 곧장 후기를 살피기 시작했다.
'아침형 인간은 다른 세상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저도 제가 변할 줄 몰랐습니다.
루틴을 통해 정말 습관이 형성되네요.'
'다음 날 아침, 눈을 뜨는 게 기다려져요. 아침이 달라졌어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제 삶의 큰 변화가 생겼어요. 감사합니다.'
거의 간증 수준의 후기였다.
갑자기 조바심이 났다.
어떡하지? 자리가 얼마 없다는데. 빨리 신청하라는데?
이틀간 업무 중에도 머릿속은 온통 '루틴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래, 해보자. 이왕하는 것, 3개월은 해봐야 효과가 있겠지?'
그렇게 3개월에 대한 참가비를 지불하고, 신청을 완료했다.
곧 신청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과 함께 활동 규칙이 전해졌다.
참여자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 방에도 초대되었다.
[활동 규칙]
1. 스스로 아침 기상, 취침 시간 및 하루 루틴을 정한다.
(예시: 아침 7시 기상, 11시 취침, 아침에 물 마시고 40분 공원 달리기,
취침 전 독서 후, 스트레칭하기 등)
2. 서로의 목표 기상, 취침 시간과 루틴들은 모두 공유한다.
3. 일자, 시간이 자동으로 표기되는 카메라 앱을 통해 기상 세면대 사진, 루틴 사진을 몇 장 촬영하여 단체 대화방에 전송한다.
4. 자신이 정한 목표를 매일 달성한 사람에게는 참가비를 환급해 준다.
5. 일요일은 쉬어간다.
활동 규칙은 어렵지 않았다.
규칙대로 기상, 취침 시간과 루틴을 정하여 전송했다.
그래, 진짜 열심히 해보는거야.
수학여행 가기 전 날의 어린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