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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선호 Oct 14. 2024

벌초

자화시#6_

불효자식,

어머니 산소를 찾아뵙는다.


십여 년

꽁꽁 숨겨왔던 애화만큼이나

당신 누운 곳 찾기가 쉽지 않았다.


고마움도 미안함도 가물가물한 게

당신 얼굴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름 모를 풀꽃 속에

당신 자리 가려졌듯이


뭔지 모를 세상 속에

내 마음도 가려졌나 보다.


한 손 두 손, 힘껏 잡아 꺾고 뽑으니

한 풀 두 풀, 엄마 생각도 뽑혀 나온다.


못된 쑥뿌리, 마음에 박힌 것을

오늘 벌초하며 나는 알았다.


불효자식,

고마움도 미안함도 늘 잊는 마음


그 마음 주섬주섬 벌초하라고

저 풀들은 세월세월 자라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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