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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선호 Oct 15. 2024

너는 괜찮다

자화시#7_

울긋불긋 가을길 따라

수줍도록 빠알개진 얼굴로


아직 푸른빛 남아있는 나무들처럼

사이사이 낯설움도 남아있지만


괜찮다.

활짝 핀 코스모스 사이

부끄러워 고개 떨군 채


꽁꽁 숨은 듯

피지 않은 꽃 봉오리도

나름 예쁘지 아니한가.


괜찮다.

인적 드문 산골에도

자그마한 교회 하나가

언제나 나를 기다려 주니까


멀찍이 앞서가다

잘 따라오나 돌아보는

목자의 마음과 마주하니


비록 멀어도 나는 괜찮다.


붉고 푸른 어느 가을날

목자 따라 걷는 이 길이 나는 괜찮다.

띄엄띄엄 따라가도 너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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