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생각하니 신난다. 그럴 리가?!

근거 없는 자신감과 현실 사이에서

by Lia to the moon

언젠가 맞이할 퇴직을 생각하니 신이 난다. 왜 그럴까? 어쩌면 아직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미래의 내 모습을 너무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종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내 안에서 속삭인다. "너는 할 수 있어"라고.


사주도, AI도 "독립하면 잘 된다"는데

재미있게도, 그 근거라는 게 꽤 허술하다. 작년 말 찾아간 사주 선생님도, 3년 전 다른 곳의 사주풀이도 하나같이 "독립하면 잘 된다"라고 했다. 거기에 챗GPT와 제미나이에게 물어봐도 비슷한 결로 답해준다. 이 정도면 당장 독립해야 할 것 같지만, 그럴 리가. 오랜 세월 회사를 다니다 보니 어느새 '회사형 인간'이 되어버렸고, 독립을 생각하면 막막함이 먼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 오랜 파도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온 내가 대견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번에는 그러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든다. 왜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지친 거겠지.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그만 울 뻔했다

며칠 전 출근길, 차 밖으로 고양이 새끼 울음소리가 들렸다. 세 번쯤 크게 울었는데, 소리가 난 쪽을 봐도 숲 어딘가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봤던 길 잃은 강아지가 떠올랐다. 왜 그때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을까. 그 생각까지 미치자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펑펑 울고 싶었는데, 눈물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그 순간 알았다. 내가 많이 지쳐있구나. 그리고 동시에, 이제는 정말 달라지고 싶다는 마음도 올라왔다. 강아지에게 손을 내밀지 못했던 것처럼, 나 자신에게도 그러지 않았던 건 아닐까. 출근길 내내 그 생각이 맴돌았다.


회사를 다니면서, 나를 먼저 채우기로 했다

나는 누구보다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이라 자부해 왔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은 내가 일하는 게 재밌다고 하는 걸 신기하게 여긴다. 지금도 즐거운 에너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그렇게 즐겁지는 않다. 그래서 요즘은, 업무 외 시간만큼은 온전히 나에게 쓰기로 했다.

그러고 나니 신기한 일이 생겼다.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이 즐거워진 것이다. 최근 회사에서 실시한 강점 조사에서 '미래지향'이라는 항목이 처음으로 나왔다. 예전엔 없던 결과였다. 아마도 지금 이 시간들이, 이미 내 안에서 뭔가를 바꾸고 있는 게 아닐까.

설레는 만큼, 사실 무섭기도 하다

브런치 작가에 지원해서 합격 소식을 받던 날, 생각보다 훨씬 기뻤다. 그냥 글 쓰는 공간 하나 생긴 게 아니라, 내가 작가라고 불릴 수 있게 된 첫날 같았다. 글을 올리는 요일도 정했다. 화요일 오전. 그 시간이 되면 괜히 기다려지고, 글이 연재될 때마다 혼자서 헤헤 거리게 된다. 매거진 발행도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는 그것도 함께 시작했다. 이렇게 하나씩 내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즐겁다. 공저 책 작업도 차근차근 이어가고 있다. 언젠가 내 이름으로 강연하는 날, 이 책이 그 시작점이 될 거라는 기대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 모든 설렘 뒤에 불안이 없는 건 아니다. 수익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현실, 준비한 것들이 실제로 통할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 화려한 계획을 세워놓고 막상 아무것도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그래도 지금은, 그 불안보다 설렘이 조금 더 크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나의 미래를 이렇게 즐겁게 그려가고, 결국 그 성공을 이루어서, 이 과정을 나누는 보람을 느끼고 싶다.


근거 없는 자신감, 여러분에게도 있나요?

BravoRebo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