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28(목)

by 기노

오늘은 쓰레기를 버리는 날. 쓰레기를 버리기 전에 밥을 먹는다. 밥을 먹어야 사람은 살고 밥은 쓰레기가 된다. 그런데 배가 고프지 않다. 라면을 끓여야겠다. 물과 스프와 라면을 한 번에 넣는다. 김치통을 꺼낸다. 밥상을 펴려다가 그만둔다. 젓가락으로 딱딱한 것을 시시하게 만든다. 물이 끓으면 물은 살아 있는 것 같다. 뭐라고 말을 하는 것 같다. 나는 높이가 올바르지 않다. 라면 먹는 모습을 묘사하기 싫어서 이내 설거지를 시작한다. 어떤 쓰레기도 나오지 않았다. 화요일과 목요일과 일요일은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데. 나는 구석구석 쓰레기를 찾는다. 쓰레기와 쓰레기가 아닌 것을 구분한다. 쓰레기가 아닌 것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고민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버려야 할 것 같다. 살아 있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인가 고민한다. 양손 가득 쓰레기를 쥐고 밖으로 나섰다. 승강기에는 어떤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도 쓰레기를 들고 있다. 이 모습은 따뜻해 보인다. 쓰레기장에는 이미 쓰레기가 많았다. 없어져야 할 것과 영원히 없어져야 할 것을 떠올린다.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동네를 걸었다. 걷다 보니 늘 가던 편의점보다 가까운 편의점이 있었고, 그 앞에는 놀이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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