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일
하루는 고무줄처럼 길게 늘어지는데 일 년은 영수증처럼 빠르게 출력됐다. 어제는 수채화처럼 번졌으나 그날만은 고화질로 남아 망막을 채웠다.
구태여 슬플 것까지는 없었다. 그건 단지 환기가 덜 된 방의 눅눅한 공기 같은 것이었으니까. 다만 이별의 물기가 채 마르기도 전에 다음 계절이 성큼 도착해버려서, 그냥, 정말이지 그냥 누군가 그리울 뿐이었다.
덜 마른 빨래를 걷어 올리듯, 나는 오늘도 아직 눅눅한 그리움의 모서리를 가만히 만지작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