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칭칭 감은 미련의 선들
나는 유독 지난 일들에 오래 발을 묶여 있곤 했다. 대단한 비극도 아닌, 아주 사소하고 뾰족한 기억의 모서리에 마음을 베이며 미련의 보푸라기들을 차곡차곡 모으는 편이었다.
가끔은 내 생의 궤적이, 길게 이어진 실타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제의 시간에 후회의 고리를 걸어 오늘로 끌어당기고, 잠이 드는 순간에도 그 실끝을 손바닥에 꼭 쥐고 있다가 기어코 내일로 연결해버리는 지루한 바느질 같은 일상 말이다.
그렇게 촘촘히 엮인 미련의 선들은 어느새 내 몸을 칭칭 감아, 때로는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게 나를 붙잡아두기도 했다. 그것은 나를 보호하는 누에고치 같기도 했고, 나를 가두는 보이지 않는 올가미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는 이 미련스러운 후회를 멈출 생각이 없다. 주삿바늘이 무서워 우는 아이를 나무라는 어른은 없으며, 그 아픔을 견뎌낸 아이의 등을 토닥여주는 것이 당연한 순리이듯.
아픈 것을 아프다 말하고, 흘러간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두고 구태여 '구질구질하다'는 손가락질을 보낼 필요는 없었다.
그건 단지 내가 내 삶을 가장 정직하게 앓고 있다는, 아주 작고도 명징한 증거일 뿐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