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생물학, 우리 삶은 생태학

by 강재훈

책을 읽다가 ‘생태학’이라는 개념을 다시 보게 됐다. 익숙한 단어이긴 했지만, 정확히 어떤 학문인지 한마디로 정의할 순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생물학과 나란히 놓고 이해해 보기로 했다.

생물학은 생명체 하나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다룬다. 세포와 유전자, 단백질처럼 개체 내부를 들여다본다. 반면 생태학은 그 개체가 어떤 환경 속에서, 무엇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지를 바라본다. 생명을 완결된 존재가 아니라, 주변과 연결된 존재로 이해한다.

이 차이를 우리 삶에도 비춰볼 수 있다. 내 몸을 이루는 유전자와 근육, 심박수와 회복 속도는 생물학의 영역이다. 반면 내가 누구와 관계를 맺고, 어떤 조직과 사회 속에 놓여 있는지는 생태학의 영역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몸은 생물학이고, 우리의 삶은 생태학이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의 삶은 철저히 ‘나’ 중심이었다. 얼마나 빨리 배우는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지가 중요했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좋은 성적을 만들어내는 것. 그 시절의 삶은 개체로서의 삶, 생물학에 가까웠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삶의 질문은 조금씩 바뀐다. 나는 지금 어떤 관계 속에 있는가.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성장 이후의 삶은 관계와 맥락을 요구하는 생태학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스스로 잘 작동하는 개체이면서, 동시에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생태계 속 존재이기도 하다. 나를 이해하는 생물학에서 출발해, 내가 놓인 자리와 관계를 바라보는 생태학으로 이동하는 삶. 이 두 시선을 함께 가질 때, 우리 삶은 조금 더 성숙해지고 편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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