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하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남길까

by 강재훈

최근 업무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새로 맡은 분야라 물어볼 사람도 마땅치 않아, AI를 선생님처럼 모시며 대화를 나누게 됐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미 취업한 상태인 나에게는 AI가 축복 같은 도구다. 내가 가진 문제에 바로 답을 주니까. 하지만 이제 막 학업을 마치고 취업 시장에 들어선 청년들에게, 이 변화는 어떤 의미일까. 이 기술의 진보가 그들에게는 오히려 더 가혹한 출발선이 되지 않을까.‘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기업 환경에서는 인력 감축의 대안으로 AI 활용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기존의 숙련 인력을 AI로 대체하려는 흐름 속에서, 아무 경험도 없는 신입 인력을 새로 채용할 필요를 기업 스스로 찾아낼 수 있을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머신러닝과 AI 프로그래밍 역량을 가진 인재들의 몸값이 상당히 높았다. 좋은 조건을 찾아 인력이 연쇄 이동하던 시절,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데 기업마다 애를 먹었다.

하지만 혼자서 프로그램 코드를 짜다가 AI에게 질문을 던져 보면, AI는 몇 초 만에 내 코드를 진단하고, 더 효율적인 대안까지 제시한다. AI 프로그래머의 가치가 막 올라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그 역할마저 AI가 상당 부분 대신할 것 같은 변화가 현실이 됐다.

이 변화 앞에서 ‘노동’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는 자동화와 효율화를 통해 덜 일하는 것이 더 스마트해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일을 덜 하는 문제가 아니라, 일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점점 더 희소해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크게 다가온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떤 노동과 가치를 남기며 이 사회에 기여해야 할까. 나 역시 그 질문 앞에서는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채, 계속해서 고민하며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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