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 보면 평가는 늘 따라붙는다. 나는 평가 지표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생각한다. 일의 절대적인 크기를 재는 효과성(Effectiveness) 지표와, 투입 대비 산출 같은 상대적 결과를 보는 효율성(Efficiency) 지표다.
효과성은 결과의 크기를 묻는다. 얼마나 매출을 늘렸는지, 얼마나 재고를 줄였는지, 조직의 규모를 얼마나 조정했는지 같은 것들이다. 문제는 이 숫자들이 서로 스케일과 단위가 다르다는 데 있다. 업무 성격이 다른 조직의 성과를 하나의 기준으로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효율성 지표를 많이 쓰게 된다. 매출 증가율, 재고 일수, 인당 생산성 같은 숫자들이다. 서로 나란히 놓기 쉽고, 한눈에 이해된다.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더없이 편리한 언어다.
“어? 생각보다 개선이 안 됐네?”
이런 말에 마음이 답답해진적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조직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었는데도 효율성 지표로 보면 숫자가 미미한 경우가 있다. 반대로, 전체 파이를 거의 키우지 못한 일도 깔끔한 개선율 하나만 있으면 큰 성과처럼 보이기도 한다.
최근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자산이 큰 사람들은 낮은 수익률에서도 절대적인 수익금은 충분히 크다. 그래서 무리한 위험을 지지 않아도 자산은 꾸준히 불어난다. 반면, 자산 규모가 작을수록 높은 수익률을 쫓다 더 큰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기업 경영도 다르지 않다고 본다. 지금이 단기간의 고속 성장이 필요한 국면인지, 아니면 속도 보다는 오래도록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것이 맞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숫자는 관리의 언어지만, 성장은 의미의 언어다. 진짜 경영은 이 둘의 균형에서 완성된다. 조직이 먼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바라볼 때, 효율성도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 빛을 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