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들이 이미 샤워를 마치고 나와 있다. 며칠 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아직 중학교 입학 전이라 늦잠을 자도 되는 시기다. 놀란 마음에 오늘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
아이의 대답에 내 얼굴 가득 웃음이 번졌다.
“다음 주부터 중학교에 가잖아요. 그래서 미리 일찍 일어나는 연습 해보는 거에요.”
아침도 스스로 챙겨 먹고, 중학교 정문까지 걸어 다녀올 계획이란다. 등교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서 보고, 얼마나 걸리는지도 가늠해 보겠다는 것이다.
엉뚱하면서도 대견하다. 이런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 ‘넌 아빠처럼 안 살아도 되는데’ 하는 생각이 스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삶의 태도만큼은 닮아도 괜찮겠다는 마음이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아침 공기를 가르며 걸어 나갔을 아이의 마음이 궁금하다. 긴장을 줄이기 위한 연습이었을 수도 있고, 낯선 세계 앞에서 스스로를 다지는 작은 의식이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종종 중요한 결과를 앞두고서야 마음을 다잡는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시작하기 전의 자세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에 스스로를 준비하는 마음. 그 조용한 태도가 하루를, 그리고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지 않을까.
오늘 아침, 나는 중학교 정문을 향해 걸어가는 아이에게서 오래 잊고 있었던 준비하는 마음의 경건함을 다시 배웠다. 성장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차분히 진행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