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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일 글쓰기 챌린지
연필 네가 너무 좋다.
필기구
by
깨리
Jan 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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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이 너무 이쁘다.
'사각사각 쓱쓱' 그 소리가 좋아서 글이 아닌 아무 의미 없는 낙서를 쓴다. 괜히 그림도 그려보고 애들과 같이 동그라미와 세모를 이용한 간단한 캐릭터 동물
얼굴을
그린다.
연필로 '휘릭 쓰윽 휘릭' 선을 긋다 보면 검은색 선들이 규칙 없이 서로 어우러져 그림이 된다.
하얀 종이 위 연필심이 재롱을 부리면 흑백의 조화가 나에게 없던 예술혼을 불러와 연필로 요술을 부린다. 그럴 때 가끔 괜찮은 그림이 탄생한다.
연필로는 사람 빼고 웬만한 건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색칠은 암흑이다. 색상을 멋지게 쓰고 싶지만 영 소질이 없다. 중학생 사생대회 때 지나가던 선생님이 내 그림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다.
"학생 기대할게. 우리 좀 이따 보자"
시간이 지나 다시 선생님이 왔을 때는 아무 말 없이 표정이 굳었다. 머리를 끄적이더니 그냥 가셨다. 이유는 내 그림이
형편없게
변해버렸다.
대부분이 그랬다. 그림을 그리면 감탄하다가 채색에 들어가면 "뭐야, 그림이 왜 이래!"
색을 그대로 쓴다. 물감을 섞어 쓸 줄 몰라서 촌스러워 볼 수가 없다. 요즘 유치원생들도 나처럼은 안 할 거다.
그래서 난 깨달았다.
색칠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세월이 많이 지나 그림 실력은 늘었지만 색칠 능력은 발전을 멈추고 나아지질 않는다.
신기한 건 눈으로 보는 색채
감각과 그림에 색을 쓰는 건 내 생각과 아주 달랐다.
눈의 감각은 많이 발달해서 옷의
색감을 잘 맞추지만, 손으로 하는 색칠은 색을 만들어 붓 터치로 느낌을 내야 하는데 손이 똥손이라 안된다.
그래서 연필로 러프스케치 하는 걸 좋아한다.
"쓱쓱 쓱쓱" 소리가 너무 행복하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쓸
때의
느낌이 나를 생기 돌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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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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