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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

성격차이

by 깨리

남편은 허허실실이면 나는 초예민 모든 게 신경 쓰인다. 회사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보인 모습은 그저 대충대충 닥치면 한다는 위주로 나를 복장 터지게 만든다.

부탁을 하면 한 번도 한 번에 하는 법이 없고 세월아 내월아 하며 갖은 핑계를 대며 미룬다. 성질이 급한 나는 생각나면 바로 해야 하며, 일 시작 전 준비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머릿속으로 동선과 시간을 계산하고 계획한 대로 끝내야 직성이 풀렸다. 서로가 답답한 우리는 안 맞아도 정말 안 맞는다.


남편은 매번 간단히 먹자고 말한다. 말로만.

밥은 간단히가 없다. 기본이 밥에 반찬 국에 메인 음식이 있어야 한다.

간단히 먹자란 말에 속아 정말 간단히 밥에 반찬만 차리면 이윽고 다른 말들이 날아온다.

"국은 없어요?"

"고기반찬은?"

"김치는?"

이렇게 할 거면 왜? 간단하게라고 말할까?

내가 생각하는 간단한 밥 차림 없다. 간단한 음식은 아마 컵라면이 전부 일 거다. 어떤 음식이든 차리는 사람의 수고가 들어있다. 왜 그걸 모를까?

안타까울 따름이다.


남편은 무던해서 푹 자는 스타일이라면 나는 예민해서 모든 것에 잠들지 못한다. 옷이 까끌까끌해 못 자고 알 수 없는 소리 때문에 못 자고 이부자리가 불편하고 애들의 뒤척임에 잠꼬대 소리에 몸이 반응해 확인해야 안심하고 잘 수 있다. 그 덕에 늘 잠이 부족해 눈이 쑥 들어가 있어 얼굴 쌀만 빠진다. 나는 점점 까칠해지고 남편은 더 느긋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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