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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힘들어

by 깨리

장도연의 살롱 드립을 보며 의외의 나를 발견했다. 연예인들도 남들 칭찬하는 건 좋아하는데 되려 칭찬받는 거에 어려움을 느끼는 걸 보고 어? '나도 그런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남 칭찬하는 걸 좋아한다. 상대의 좋은 점을 찾아 말하는 걸로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늘 좋은 반응을 받을 수는 없다. 어떤 이는 나의 말에 기분 나빠한다. 좋은 의도로 얘기해도 나쁘게 생각한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왜? 네가 뭔데 나를 평가해!'

'왜? 칭찬하지? 이 사람 왜 이래!'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이며 직접적인 말 대신 몸의 언어로 나한테 불편함을 표현한다.

아무리 선의로 다가가도 같은 말이 상대의 언어와 다르면 불상사가 일어나서 입을 다물게 만든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 어느 순간부터 말하기가 힘들다.

'이렇게 말해도 될까? 아니야, 이러면 상대가 싫어할걸, 그러면 저렇게 얘기할까? 아니야 오해할 수도 있어!"

말하기 전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수없이 싸우다 결국 침묵이 답이 된다.

집 밖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왜? 화를 안 내요? 불평도 안 하고 참 그렇다."

나도 화가 난다. 하지만 화를 내도 소용이 없기에 그냥 포기하는 거다. 화를 낸들 나만 손해니까 체력이라도 보전하는 거다. 나이 들며 소란스러운 게 싫다. 그냥 넘어 갈건 조용히 넘기고 싶을 뿐이다. 조용히

그래서 되도록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칭찬으로 시작해서 상대가 불편해하면 멈추고 받아들이면 그것에 맞게 맞춘다. 내 주장을 내세우는 법을 잘 몰라서 남에게 맞추는 게 편하다.


살면서 칭찬받을 일이 많이 없어서 모르고 지내다 모임 활동을 하며 조금씩 잘한다는 소리를 듣게 됐는데 기분은 좋지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당황스러워 '아니에요. 아니에요'를 반복하고는 분위를 보다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뜬다.

그래서 알게 됐다. 내가 상대를 칭찬할 때 나와 같은 사람도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칭찬에 좋은 반응도 나쁜 반응도 어색해서 도망가기도 하고 즐기는 사람도 있는 걸 받아들이는 중이다. 그래서 칭찬을 멈추지는 않을 거다. 그냥 상대를 살피고 그것에 맞게 행동하며 모든 것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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