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럴까?
집에 있으면 답답하다. 내 마음대로 내 몸을 자유롭게 풀어 놀 수 없다. 집에서 눈치가 보인다. 아무도 나에게 뭐라 하는 사람이 없는데 도대체 왜?
혼자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밖으로 뛰쳐나간다. 곱게 차려입고 내 만족에, 취해에 세상을 눈에 담으러 나간다.
오늘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기대 반 걱정 반을 마음에 품고 시나리오 없는 하루를 촬영하러 밖으로 나간다. 장소나 목적지는 중요하지 않다. 밖이면 된다. 최대한 집이랑 먼 곳 교통카드와 음악만 있으면 어디든 간다.
많은 사람들 속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를 보호하고 내가 원하는 선에서 집 밖 세상을 탐색한다. 집에서는 나의 역할이 많기에 마음 편히 쉴 수 없다. 책을 보고 싶어도 개인 취미생활을 하고 싶어도 내 공간 하나 없어서 방해가 아닌 내 시간을 침범당한다.
그렇다고 화를 낼 수도 없다. 화를 내봤자 마음만 불편하다. 그래서 화를 참는 편이다. 그러다 쌓이면 한 번씩 폭발을 일으켜 파편을 치우느라 며칠이 걸린다. 죄책감과 육체적 피로가 잔재로 남아 또다시 과부하가 와서 바닥을 치고 아무것도 남지 않아야 다시 살 힘이 생긴다.
그래서 화가 쌓이면 밖으로 나가 음악을 들으며 머리로 따라 부르며 생각을 멈추게 만든다. 정처 없이 걷다 보면 화는 바람에 실어 보내고 체력이 고갈돼서 스트레스는 없어지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화도 잘 내야 한다고 참다 보니 현명하게 화를 낼지 몰라서 상대뿐만 아니라 나 또한 상처받는다.
어떻게 화내야 할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