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도 편한 아롱사태 수육
요즘 식단 기간이라 통 집에서 맛있는 것도 못해먹고
두부면에 바질페스토
두부면에 토마토소스
두부면에 간장양파소스
돌려먹으며 감량하던 중,
즐거운 어린이날을 맞아 몸보신겸 아롱사태 수육을 해먹기로 했다.
여기서 잠시, 두부면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하자면.
풀*원에서 나온 두부면을 처음 사먹고
오, 이렇게 맛있고 배부르다고?
하여 몇 번 사먹다가
매끼마다 나오는 플라스틱 통이 너무 신경쓰여서
포두부 1kg를 사서 타파통에 소분해서 먹고 있다.
좀 귀찮은 건
소분하여 잘라둔 포두부를 매요리 때마다 30초-1분간 데쳐 써야 한다는 것.
그 외에는 쓰레기도 덜나오고 면두께도 내가 정하고 무엇보다 저렴하기까지 하니
혹시 감량중인 분이 있다면 매우 추천.
시중에 토마토소스에 양배추, 양파 채 썰고 방울토마토 몇 개 넣어서 휘리릭 볶거나,
바질페스토와 방울토마토 몇 개, 깻잎이나 바질을 곁들여서 콜드파스타로 해 먹어도 맛이 있다.
가끔 떡볶이 양념에 어묵과 같이 두부면을 넣어 먹기도 한다.
질리지 않고 보름 째 나의 주식을 맡고 있는 두부면요리.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요즘 치솟는 물가에 고기 한덩어리 사려면 눈을 의심하게 된다.
수입소고기도 가격이 20프로나 올랐다고 하니
자연적으로 탄소배출이 줄겠다고 생각할 지경.
그래도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해줘야
삶이 안정되고 마음이 편해지고 인성이 나빠지지 않으니까.
아롱사태 1kg를 2만 원대에 인터넷으로 주문해보았다.
대체로 집들이 음식으로도 많이 해 먹는 돼지고기 수육과 하는 방법은 동일하다.
삼겹살이나 등심을 1-2시간 물에 담가 핏기를 쪼옥 빼고
사과 양파 월계수 잎 대파 통마늘 등과 넣어 포옥 삶으면 완성.
나는 압력밥솥에
2시간 동안 물에 담가둔 아롱사태에
사과는 없어서 생략, 통후추가 보이길래 통후추 한 스푼,
양파 한 개, 대파 두 개, 월계수 잎 한 움큼, 통마늘 5개, 멸치액젓 두 스푼을 넣어서
고기가 잠길만큼 물을 넣은 다음
20분간 삶았다.
그리고 부추 깔고 위에 곱게 잘라서 올리면 끝!
소스는 다양하게 있지만
집에 참 소스 사둔 게 있어서 참 소스에 마늘 다져 넣기만 했다.
그걸로도 충분해
이미 맛있어
너무 맛있어
간혹 식으면 퍽퍽해지는 삼겹살 혹은 앞다리살 수육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쫀득쫀득하고 부드럽다.
식어도 그 식감이 유지가 된다.
다음에는 조금 더 짧게 쪄서 쫀득한 맛을 더 느껴보기로.
수육 한 덩어리에 부추를 포옥 싸서 양념 찍어 먹으면
그렇게 고소하고 담백하고 건강해지고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느낌이다.
다 먹고 고기 삶았던 국물은 채 밭쳐서 갖은 재료들을 걸러내고
국물에다가 버섯, 칼국수 면을 넣어서 보글보글 끓이면
그게 또 엄청 맛있다.
베트남 쌀국수 맛.
왠지 모르게 동남아 향이 훅 난다.
어릴 적 계곡물에서 물놀이 한창 하고 옆 바위에서 먹던 수육이 생각난다.
그때는 계곡 근처에서 취사도 가능하고 음주도 가능해서
어른들은 맥주에 고기를,
아이들은 수박과 고기를 그렇게 먹었는데.
어버이날에 아롱사태 한 덩어리 주문해서 부모님 모시고 한번 먹어보려고 한다.
1kg면 두 명이서 먹을만하니
성인 4명이라면 2kg 정도면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