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터뒤크 '호황 vs 불황' 을 읽고
군터뒤크의 책을 읽기 전에도 나는 이미 하이닉스의 주주였다. (25년 실적이 급격히 좋아지며 리벨류에이션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사놓은게, 마이크론이 오르면서 재미를 좀 보았다. 운이 좋았다)
처음 투자할때만 해도 이 상승이 영원할 것이고, 하이닉스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군터뒤크의 책을 읽으며 이 과정 또한 자연스러운 버블의 일부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어느한쪽이 반드시 맞다기 보단, 두가지 측면 모두에서 하이닉스를 한번 살펴 보았다.
자, 그럼 내 생각도 정리해볼 겸, 하이닉스의 사이클론에 대해 분석해보겠다.
SK하이닉스는 DRAM과 NAND 플래시를 중심으로 하는 전형적인 메모리 업체다. 메모리 업계는 수요(PC·스마트폰·서버 교체주기)와 공급(증설·공정 전환)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특징을 갖는다. 호황기에는 메모리 가격(ASP)이 급등해 영업이익률이 40%를 넘지만, 증설 후에는 재고 과잉과 ASP 하락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다(돼지싸이클이론과 같다). 이러한 사이클은 지난 20년간 반복되었다.
2.1 2014~2024 매출 및 이익 추세
아래 그래프는 2015~2025년 SK하이닉스의 연간 매출과 순이익을 나타낸다. 2018년과 2021년 호황에 매출과 이익이 급상승했고, 2019년과 2023년에는 메모리 불황으로 수익이 급감한다. 2024~2025년에는 HBM과 AI 서버 수요 덕분에 매출과 이익이 다시 급증한다.
2.2 메모리 가격의 장기 추세와 단기 급등
DRAM 가격은 1950년대 이후 기술 발전으로 5~6년마다 10배씩 하락해 왔다. 2010년대 이후 하락 속도가 느려졌지만, 여전히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25년에는 AI 서버 수요 폭증과 공급 병목 때문에 DRAM 계약 가격이 전년 대비 171.8% 급등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러한 급등은 단기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것이며, 공급 확대 후에는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는, AI의 엄청난 수요로 이 공급 불균형이 장기간 해소되지 않으며, 일반적인 주문 사이클 궤도에 오르면 TSMC와 같이 예측가능한 이익의 성격으로 변화할 가능성 또한 물론 있다.
3.1 2024년 실적: 역사적 최고치 - 연간 실적: 2024년 매출 66.19조 원, 영업이익 23.47조 원, 순이익 19.80조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5%로 2023년의 –24%에서 급반전했다.- 4분기 실적: 2024년 4분기 매출 19.77조 원, 영업이익 8.08조 원으로 전분기 대비 12~1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41%였다.
- 재무 개선: HBM 및 eSSD 등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로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는 CFO 발언이 있었다. 2024년 말 현금은 14.2조 원으로 전년 대비 5.2조 원 증가했고, 부채는 6.8조 원 감소한 22.7조 원으로 부채비율과 순부채비율이 각각 31%와 12%로 개선되었다.
- HBM 비중: 2024년 4분기 HBM 매출이 DRAM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고prnewswire.com, 이 부문이 영업이익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분석이 많다.
3.2 2025년 3분기 실적 및 현금 - 3Q25 실적: 2025년 3분기 매출 24.45조 원, 영업이익 11.38조 원, 순이익 12.6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이며, DRAM 및 NAND 가격 상승과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 수요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 재무 상태: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7.9조 원으로 전분기 대비 10.9조 원 증가했고, 이자부채는 24.1조 원으로 감소해 순현금 3.8조 원을 달성했다. 이는 회사가 투자 재원을 충분히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 HBM4 개발: 회사는 2025년 3분기에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며, 주요 고객과 공급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HBM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다.
- CAPEX 계획: 2025년 투자액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수준으로, HBM 생산과 신규 공장 건설에 집중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보수적인 투자 계획이 수요 둔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한다.
3.3 시장 점유율과 경쟁 상황 - SK하이닉스는 2025년 4분기 DRAM 매출에서 40%가 HBM이며, 이는 세계 HBM 시장 점유율 50% 이상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많다. 삼성과 마이크론이 뒤를 쫓고 있으나, 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HBM3E를 양산하며 기술 우위를 확보했다.
- 그러나 메모리 산업 자체는 여전히 3~4개 업체가 과점하는 구조이며, 경쟁사의 증설이 본격화되면 수익성이 압박받을 수 있다.
HBM과 AI 메모리 붐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가 구조적 체질 개선을 이루었다는 논거는 다음과 같다:
AI 서버 수요의 구조적 성장 –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의 확산으로 GPU·AI 서버 투자가 급증했으며, HBM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연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이후 HBM4와 16‑layer 제품을 공급할 계획으로, 향후 몇 년간 HBM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품 믹스 개선 – HBM은 일반 DRAM보다 판매 단가가 3배 이상 높고, 회사는 2024년 4분기 HBM 매출 비중을 40% 이상으로 높였다. HBM과 eSSD 등 고부가 제품이 영업이익 대부분을 창출하며, 이를 통해 영업이익률 35~40%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 구조 강화 – 2024년 이후 현금이 크게 늘고 부채가 감소해 순현금 상태로 전환했다. 이는 불황 시기에도 투자 여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 지배력 강화 – SK하이닉스는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고, AI 서버용 DRAM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 2025년 3분기에는 삼성의 영업이익을 추월하며 업계 리더십을 과시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HBM 붐을 과거와 다른 슈퍼사이클로 해석하며,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품적 속성 유지 – DRAM과 NAND는 여전히 표준화된 상품이며, 수요가 급증하면 2~3년 내에 경쟁사들이 대규모 증설로 대응한다. HBM도 DRAM 칩을 여러 층으로 쌓아 인터포저로 연결한 형태일 뿐, 궁극적으로 메모리 시장의 일부이다. 공급 확대가 이뤄지면 ASP 하락과 마진 축소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CAPEX 확대 및 공급 리스크 – 삼성·마이크론·중국 업체들이 2025~2026년 HBM 생산 확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조차 HBM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2025년에는 DRAM 계약 가격이 AI 수요로 전년 대비 171.8% 급등했는데, 이는 높은 가격을 자극해 더 많은 증설을 초래할 수 있다.
수요 둔화 가능성 –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현재 과열된 면이 있으며, LLM 서비스의 수익 모델이 검증되지 않으면 빅테크 CAPEX가 조정될 수 있다. Reuters 기사에서도 SK하이닉스의 보수적인 투자 계획이 수요 둔화를 우려한 결과라고 해석됐다.
장기 가격 하락 트렌드 – DRAM 가격은 장기적으로 기술 발전과 생산성 향상으로 하락해 왔다. AI 수요로 인한 단기 급등 이후에는 가격이 다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현재의 호황은 과거보다 강력하고 길 수 있지만, 기본적인 사이클 구조를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A. 구조적 레벨업·완화된 사이클 (장기보유)
- AI 서버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HBM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업체가 제한적이라 ASP가 과거 대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됨
- 매출과 이익이 과거 평균보다 높게 유지되지만, 메모리 가격 변동에 따른 등락은 여전히 존재함. 매출 증가율은 중기적으로 10~15% 수준.
B. 전형적인 메모리 사이클 재현 (PER최저에서 매도)
- 2025~2027년에 경쟁사들의 대규모 증설이 본격화되고, AI 서버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
- 2~3년 내 DRAM/HBM 가격이 하락하며 영업이익률이 과거 사이클처럼 10% 이하로 떨어질 수 있음. 주가와 밸류에이션은 2019~2020년 수준으로 조정.
C. 진정한 슈퍼사이클 (적극매수)
- AI가 전 산업으로 확산돼 GPU·HBM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크고 오래 지속되며, 기술 장벽으로 공급 확대가 제한적
- HBM이 DRAM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영업이익률 40% 이상을 장기간 유지. 매출이 2025년 이후에도 연 20% 이상 성장해 반도체 업종 평균을 크게 상회.
군터 뒤크의 《호황 vs 불황》은 시장의 변동을 인간의 기대 심리로 설명한다. 그의 관점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비관→회복 불신→낙관→과열이라는 4단계 심리 사이클을 거친다. SK하이닉스 사례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1. 비관/포기 단계 (2022~2023) – 메모리 가격 폭락과 대규모 적자로 “메모리 산업은 끝났다”는 비관론이 지배했다. 2023년 SK하이닉스는 순손실 9.14조 원을 기록했다.
2. 회복 불신 단계 (2023 하반기) – 재고 조정과 가격 반등이 시작됐으나 시장은 일시적 반등으로 여겼다. 주가는 느리게 반등했다.
3. 낙관·정당화 단계 (2024) –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AI·HBM 스토리가 강화됐다. “이번엔 단순한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라는 내러티브가 확산됐다.4. 과열/슈퍼사이클 담론 단계 (2025) – 2025년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보다 높아졌고, HBM 수요가 40% 이상을 차지하며 공급 부족이 지속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DRAM 가격은 전년 대비 171.8% 상승해 “슈퍼사이클”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 사이클은 투자자 심리가 실적을 넘어서는 기대를 만들어내고, 결국 과열된 기대가 향후 사이클(폭락)을 촉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팩트: 2024~2025년 SK하이닉스는 HBM과 AI 서버 수요 덕분에 매출과 이익이 역대 최고치로 급반등했다. 재무 구조는 순현금으로 전환되었고, HBM은 DRAM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회사의 체질이 바뀌었다.
본질적 사이클: 메모리 산업은 소수 업체가 과점하는 자본집약적 사업으로, 가격 상승 뒤에 증설과 ASP 하락이 따라오는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DRAM 가격은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이며, 2025년의 급등은 단기 수급 불균형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기대 수준: 시장과 언론은 “AI 슈퍼사이클”과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표현으로 낙관론을 강화하고 있다. 밸류에이션은 과거 피크 수준을 넘어섰으며, 기대 프리미엄이 상당히 높다.
투자자의 시각: 구조적 레벨업과 사이클 요인을 분리해 판단해야 한다. 베이스 시나리오에서는 HBM 덕분에 과거보다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지만, 공급 확대로 인한 변동성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상향 시나리오에서는 AI 수요가 예상을 크게 상회할 경우 슈퍼사이클이 가능하다. 하향 시나리오에서는 CAPEX 조정과 경쟁사의 증설로 가격이 하락할 경우 주가 조정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