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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파인 Jan 30. 2023

여성 기억 1920
01. 신여성의 구혼경향

시대를 생각하다

일제 식민지 시대 신여성은 1920,30년대 근대 교육을 받은 여성을 통칭한다.  새로운 집단의 신여성이 등장하자 각종 잡지에서는 이 여성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하며 잡지의 주요 테마로 다루었다.


 1926년 한 잡지에서는 신여성의 구혼경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신여성들이 어떤 남성을 좋아하고 신랑의 표준으로 삼고 있는지 소개하고 있는데 흥미롭다.  신여성의 구혼경향은 크게 네 단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았는데 문학전성시대 -> 법학대두시대 -> 의학발흥시대 -> 황금만능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文學全盛時代  (문학전성시대)

 신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연애감정을 갖는 첫 번째 대상은 문학청년이었다. 신문잡지에 소설이나 시를 쓴 남성에게는 여학생과 인물 예쁜 기생까지 연애편지가 빗발쳤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문학청년은 가난했고 인기는 점점 시들해져서 연애편지는 물론 길에서 만나도 아는 체도 안 하게 되었다.


法學 檯頭時代 (법학 대두시대)

문학 전성시대가 지나가자 세상에 잘 팔리는 것은 법학 출신자로서 적어도 재판소 서기, 군속 등이 되었다. 법학 출신 남자는 신여성이 제일 사모하는 대상이 되었고, 어린아이를 사랑으로 키우기에도 적당한 상대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醫學 勃興時代 (의학 발흥시대)

 시대가 지나고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신여성들의 연애 상대자로 떠올려진 것은 자유직업으로 돈벌이가 괜찮은 의사가 되었다고 한다. 신여성들이 자신을 단장하고 함께하기에도 적당한 대상으로 의사가 부상한 것은 새로운 근래의 현상이라고 지적된다       

黃金 萬能時代 (황금만능시대)

문학시대, 법학시대, 의학시대에는 그래도 명예, 영화(榮華), 지위 그런 것들이 부대조건이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그것 저것 다 집어치우고 돈만 있으면 어느 놈이든지 좋다는 풍조가 생겼다고 한다. 호강만 한다면 첩이어도 상관없고, 금시계, 보석반지, 비단치마, 명주저고리, 고기반찬이 가능한 부유한 상대라면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신여성의 구혼 경향이 되었다는데~~     

  1926년 잡지의 이러한 세태 풍자가 지금은 어떠한 지 생각해 보게 되는 대목이다. 이상적인 배우자상은 지금도 많은 사회조사나 결혼정보회사의 단골 메뉴이다. 어떤 조사에서든 성격이 1순위이기는 하지만, 2순위에서 드러나는 속내는 남녀가 조금 다르다. 남성은 여성의 외모를 여성은 남성의 경제력과 직업을 가장 포기하기 어려운 요소로 꼽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여성은 물론 남성도 배우자의 직업과 연봉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MZ세대의 이러한 배우자상이 단순히 개인적인 선호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우리 사회 경제  및 정치 환경과 복합적인 관련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남녀 모두 1920년대의 황금만능시대를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는 대목이다.  


주) 新女性 求婚傾向신랑 표준도 이러케 변한다, <<별건곤>> 2, 1926년 12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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