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행복은

by 지수

자기관리, 그리고 다시 살아가는 마음

오늘은 자기관리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 보았다.

나는 이제 마흔이고,
일반 생계급여 수급자로 근로무능력 판정을 받았다.
처음에는 쉬면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돈을 버는 일은 너무나 힘드니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결국 나는,
근로무능력자일 수밖에 없는 사람 같아서
스스로를 폐인처럼 느끼며 몇개월을 살았다.

폐인처럼 지내다 보니 거울을 보는 일이 너무 싫었다.


직장도 자기관리였다. 나는 가꾸고 내 감정도 돌봤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결국 해고당했다.

우울하고 자기관리가 되지 못했던 나.

그냥 생계를 위해 아이와 살아가기 위해 나가서 돈만 벌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사람들은 내게 밝음을 원했고, 아름다움을 원했다.


당장의 나는 너무 우울했고, 내 마음의 에너지는 바닥나 있었는데.

아이와 살기위해 했던 선택들.


한 곳에 정착해서 일하는 것이 너무 버겁고 두렵다.
이사도 너무 많이 다녔고,
어디든 마음 편히 머물지 못했다.
안전불감증처럼 늘 불안하고 조심스러웠다.


젊었을 때의 나는 예뻤다.
일도 했고, 공부도 했고, 연애도 했다.

열심히 살았다.
통장 잔고가 5만 원이 될 때까지 예쁜 옷도 사고,
스스로를 꾸미는 일을 즐겼다.
그때는 행복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치장하는 일이 사치처럼 느껴진다.
아이가 있고,
아이와 살아가기 위해 절약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나는
**비만방지 주사(삭센다)**를 처방받았다.
12만 원.
그리고 미간 보톡스도 맞았다.

통장의 잔고는 조금씩 깎이고 있지만,
그런데도 나는 자기관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거울을 보는 일이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살이 많이 쪘다.
4kg은 꼭 빼야 한다.
그리고 얼굴의 기미와 주근깨, 흑자가 많아서
리팟 레이저도 받고 싶다.
산에도 다시 다니고 싶다.


자기관리를 놓치면
이제 내게 기회는 없는 것 같아서 조금씩 관리해 보기로 했다.


상담사는 미래를 위해 절약하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라 말해 주었지만,

오늘의 나는 행복하지 않기에 당장의 행복을 선택했다.



내 몸과 마음을 위해
돈을 쓰기로 했다.


자기관리를 하다 보면,
언젠가 하고 싶은 일과
만나고 싶은 사람이
내 삶에 올지도 모르니까.



마흔까지의 나, 그리고 지금의 나

지금까지의 인생은
나에게 너무 많은 생각과 걱정을 주었다.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신에게 용기를 달라고 기도해 본다.

정신과 의사는 내게 말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아요.”
맞다.
나는 너무 많이 생각한다.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모든 것에 얽매여 있는 느낌.

그것을 잊기 위해,
나는 독서를 하고 글을 쓴다.
그것을 잊기 위해서,
나는 적어본다.

잊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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