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였을까.
우리는 늘 가난했다.
가을철, 기약없는 폭우가 이어졌고,
남의 땅으로 쌀농사를 짓던 아버지는 뉴스를 보며 한숨을 쉬셨다.
며칠동안 하늘에 구멍이 난 듯 비가 쏟아졌고,
한 해 동안 아버지가 정성을 들여 지은 쌀농사는
잔인하게 빗속에 쓸려 갔다.
그 날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다.
가난이 스민 방안에
곰팡이가 핀 방안에
바닥에 앉아 아이처럼 엉엉 울던 아버지의 모습.
그 모습은 나를 너무 빨리 철들게 만들었다.
난 사춘기가 있을 수 없었고, 공부를 해야겠다 다짐하게 만들었다.
어른이 아이처럼 울 수 있는가.
그 날 이후 아버지의 가슴에 몇번의 쪼개짐이 있었는가.
그 가슴의 아픔을 알기에
난 삐뚤어 질 수 없었다.
당신은 여전히 가난하지만,
한가지는 압니다.
당신은 한 순간도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셨다고.
당신을 때론 원망했지만,
당신도 모르셨겠지요.
어떻게 살아야 정답인건지.
아이처럼 울던 아버지의 눈물,
내가 살아갈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