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도착한 한 가지 정답

by 지수
image.png


나는 홍진경이 좋다.
그리고 유튜버이자 크리에이터인 랄랄도 참 좋다.


그들이 보여주는 건
남자들에게 어필하는 외모가 아니라,
유쾌함과 밝음, 그리고 순간의 재치다.


그걸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유머가 있다면,
어떤 시련 속에서도 웃으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 좋다.
유머가 있는 사람은 어디서든 환영받고,
위기의 순간에도 분위기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상황을 비틀 줄 알고,
고통 위에 웃음을 얹을 줄 아는 사람.


우리는 왜 코미디 프로그램을 볼까.
단순히 웃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웃는 동안만큼은
삶의 고난과 시련을 잠시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유머감각이 풍부한 사람이 되고 싶다.

유머는 가벼운 능력이 아니다.
유머는 고도의 지능이고,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런데 더 대단한 건,
마음의 여유가 없어도
순간의 재치와 밝음으로
삶의 역경을 건너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참 좋고, 부럽다.


나는 믿는다.
인생의 어떤 시련도
웃음 앞에서는 무력해진다는 걸.


그래서 예전의 나는
사소한 일에도 웃곤 했다.


하지만 요즘의 현실은
사소한 것에도 웃을 일이 없다.


단절된 인간관계 속에서는
유머를 꺼낼 기회조차 사라진다.


그래서 다시 생각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아니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유머가 풍부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라면 한 봉지를 먹으면서도
함께 있는 사람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웃음을 기꺼이 받아주는 사람과
마주 앉아 있을 수 있는 사람.

유쾌하고, 유머 있는 사람.


그것이
마흔까지 정신병을 앓으며 살아온
내 인생이 내린 하나의 정답이다.


아이에게도 늘 말한다.
“유머 있는 사람이 돼라”고.


그런데 문득 돌아보면
정작 나는 유머 없는 어른이다.
이 아이는 나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그래서 오늘부터 생각해본다.
유머에 관한 책을
조금씩 찾아 읽어볼까 하고.


생각이 너무 많은 내 뇌 속에
아주 단순한 해피 바이러스가 침투해
굳어버린 시련의 세포들을
조금은 녹여주기를 바라면서.

작가의 이전글노랑빛에서 잿빛인생으로. 그리고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