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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귀여운코끼리 Jun 12. 2021

전업주부로 살아남기

#04 지출을 피하는 방법, 현명하게 지출 계획 짜기

나는 올해 10년째 수영을 하고 있다. 사실 아이 둘을 낳으면서 출산과 육아, 코로나와 이사 등으로 꽤 쉬었으니 조각 난 시간들을 이어 붙여 보자면 아마도 4년 정도 부지런히 수영을 다녔던 것 같다. 랜 시간 수영을 다니면서 제법 체력이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법이라면 강습시간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비슷하게 체력을 안분해서 수영을 는 것이다. 처음부터 호흡과 체력을 너무 써 버리면 끝날 때쯤에는 지쳐 버려서 수영은커녕 발차기를 할 기운조차 남아 있지 않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긴 호흡으로 움직이고 준비해야지 언제까지고 100미터 선수처럼 달릴 수만은 없다.


기대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9년 태어난 아이의 평균 기대수명은 83.2년으로 2010년보다는 3년이, 30년 전인 1990년보다는 11.5년이 길어졌다. 나의 기대 여명은 47년, 살아온 날보다 살 날이 많다. 인생은 마라톤이기 때문에 우리는 하루살이처럼, 혹은 일 년 살이처럼 살 수 없다. 래서 지출과 수입의 계획적 관리가 필요하다.


전업 주부로서의 최장점은 여유로운 시간과 가정의 많은 부분이 관리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스케줄도 선택의 범위가 넓고, 식단이나 기타의 생활 등도 좀 더 용이하게 관리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통해 가정의 지출 역시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나는 오전에 매일의 할 일을 간단하게 계획하고, 매달 식단을 짜고, 매년 초에는 올해의 지출이나 재테크 계획을 짠다. 이런 계획 등을 통해 나는 좀 더 짜임새 있게 가정을 관리할 수 있고, 실제로 우리는 어느 맞벌이 부부만큼 자산을 모았다. 물론 이런 지출 계획은 각 가정의 특수성에 맞게 짜야하겠지만 다음과 같은 부분을 참고하여 지출 계획을 짠다면 가정 경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한 번 늘린 지출을 줄이기 어렵고, 수입을 늘리기는 더 어렵다.


좁은 평수에 살다가 넓은 평수로 이사 가는 경우, 처음에는 좀 허전하더라도 한 두 달이면 쉽게 공간을 채운다. 하지만 넓은 평수에 살다가 좁은 평수로 이사를 가는 경우 다르다. 짐을 줄이는 것도 전보다 더 좁은 공간에 적응하는 것도 영 쉽지가 않다. 지출도 마찬가지다. 지출을 늘리기는 쉽지만 줄이기는 힘들고 불편하다. 그러니 애초에 신경 써서 늘이지 않은 것이 낫다.


많은 사람들이 그럼 많이 벌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혹은 나는 많이 쓰기 위해 많이 벌 거야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게 원하는 만큼 수입을 늘이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 월급을 100만 원을 더 받기 위해서는 4-5년 정도가 걸린다. 무엇보다 수입은 어느 선에 도달을 하면 곡선이 완만해진다. 이마저도 사실 시간과 운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출은 다르다. 지출은 오늘 한 번 외식을 안 하고 참으면 단숨에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줄인 지출은 앞으로 불릴 자산의 구심점이 된다.


소득은 일정한 때가 있지만 소비는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벌이에 맞춰 현재의 지출 계획을 짜지만 그건 하루 살이 계획이나 마찬가지이다. 소득에는 일정한 때가 있다. 특히 수입원이 오직 월급뿐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노인이 되어 소득이 없어진 다음에도 기본적인 삶을 누리기 위해 소비는 계속된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고려해서 지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


1. 평균 수입을 계산한 다음 생애주기에 맞춰서 지출 계획을 짠다.


기대 수명이 80살이고 현재 30살인 A와 B가 있다고 가정하자. A의 평균 소득이 400만 원이고  정년이 30년, B의 평균소득이 800만 원이고 정년이 15년이라고 하자. 둘은 현재 소득은 두배가 차이나지만 실제로 정년 동안 벌어들이는 총소득은 144000만 원으로 같다. 절대 값으로 다른 것들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둘의 평균 지출은 240만 원 정도여야 한다.


가정에서 지출 계획을 세울 때도 마찬가지이다. 정년을 고려하여 총소득을 구한 다음, 여기에 퇴직금이나 연금 등을 더하고 이것을 기대 여명에 맞게 나눠본다. 그리고 결혼이나 아이의 유무에 따라 가감을 하여 계획을 잡는다. 솔로이거나 아이가 없거나 노년인 경우 과감하게 지출을 줄이고 아이들이 한창때인 경우는 지출을 늘여서 계획을 짠다.


2.  수입과 지출의 비율은 상대 값이다.


많은 가정에서 소득과 상관없이 일정한 금액만을 저금한다. 우리 집의 소득은 점점 늘어났는데 저금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100만 원이라면? 그것은 가정의 지출만 늘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소득이 늘면 지출과 저금이 함께 늘어야 한다.(여기서의 저금은 모든 투자를 포함한다.) 우리 집은 10년 전인 신혼 초에도 소득 대비 지출이 60프로 정도였고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그 비율을 지키고 있다. 그 결과, 당연히 목돈을 모았고 그 돈으로 투자를 해서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다들 간과해서 지출 계획을 세운다.  


절약은 습관이다.


사실 돈을 모으기 위해 거창한 절약 팁 따위는 없다. 생활과 동떨어진 거창한 절약 팁은 지키기도 지속하기도 어렵다. 사실 옷이나 화장품에 크게 관심이 없던 나는 20대부터 돈을 잘 모으는 편이었고, 이런 습관은 지금도 계속되어서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


나의 절약 습관은 그냥 직한 소비만 줄이는 것이다. 가령 차나 명품 화장품 고가의 브랜드 옷 우리 집의 지출 목록에는 없다. 는 8년 전에 남편 친구에게 중고로 구입했고, 아이들 옷과 내 옷에 들어가는 지출은 달에 10만 원 정도로 크지 않다. 옷이든 물건이든 5만 원이 넘는 물건은 꽤 고민을 하고 산다. 오프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경우는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다. 정 사고 싶으면 사진으로 우선 찍어두고 다음번에 시간을 내서 산다. 그 사이에 꼭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 판가름이 난다. 대부분의 물건들이 다시 사러 올 만큼 필요하지 않거나 가치 없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장바구니에 담아 뒀다가 하루나 이틀 뒤에 결제한다.


 대신 식비나 경조사에 대한 지출은 넉넉하다. 장은 자주 보는 편이지만 외식이나 배달 음식은 주에 2회 정도정 힘들거나 날이 더우면 반찬 등을 사서 밥과 먹는다. 개인적으로 교육비는 많이 쓸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학원은 아이가 좋아하는 예체능이나 운동 위주로 한 두 개 정도 보내고 한글과 영어 수학 등은 집에서 남편과 번갈아가며 가르치고 있다. 이 정도만으로도 우리는 노후에 충분한 돈을 저금하고 있다. 품이나 화장품 옷 등을 포기 못하겠다고 생각하면 식비나 외식비를 줄이면 된다. 정답은 없다. 다만 덜 불편한 지출 목록은 과감하게 삭제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은 하루살이인가? 혹은 십 년 살이인가?

30년 후, 40년 후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금  잠시 편하기 위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다면 그 돈들이 먼 훗날 병원비나 식비 등의 꼭 필요한 지출에 일 수 있다. 노년에도 지금과 같은 수준의 삶을 누리며 안정적인 삶을 살지, 혹은 그 반대일지는 오늘 나의 카드 결제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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