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보선생님 Jan 13. 2023

미래에 대한 고민

나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정확히 일주일 전, 방학을 했다. 방학은 교사들도 기다리는 시간이다. 교사의 경험은 학생의 경험과 배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방학은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다. 나의 경우에는 사유할 자유가 보장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생각을 이어가고 발전시킬 수 있다.

  글을 쓰지 못하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대부분은 집에서 누워 나의 미래를 걱정하는 일이었다. 교사로서 내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내가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인생의 제3막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와 같은 고민들이 계속 나를 괴롭혔다.

  가장 먼저 자격증을 따기로 마음먹었다. 공부를 더 해서 나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나도 어떤 분야를 열심히 공부해서 내세울만한 전문성을 지니고 싶었다. 지금이야 교사라는 직업에 있지만 교사로서의 전문성은 차차 개발해 나가면 될 일이다. 그러나 지금 미래를 그려보면 교사로서의 미래가 딱히 그려지지 않는다. 아이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공무원의 신분이라 국가에서 나를 해고하지 않겠지만 어느새 타성에 젖어 되는대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직장인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도 있다. 발전하고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루하루 겨우 버텨내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자격증을 따야 할까. 내가 보며 대단하다고 느낀 사람은 이오덕 선생님이다. 선생님의 신분으로 연구와 공부를 거듭하여 우리 글 쓰기라는 한 분야에서 성과를 낸 분이지 않은가. 이오덕 선생님의 성취와 연구는 지금도 큰 감명을 불러일으킨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쓰기를 연구해야 할까.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을 검색해 보았다 얼른 껐다.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과연 내가 이것을 해낼 수 있을까. 차라리 이오덕 선생님의 저서를 사서 읽어보고 독학을 해야 하나.

  나는 운동을 좋아하니 운동 쪽으로 나가봐야 하나. 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이 있다. 자세히 알아보니 종목을 정해야 한다. 57개 종목 중에 잘하는 종목이 하나도 없다니, 실기도 있는 시험에서 이론만 공부해서는 전문가가 될 수 없다. 게다가 내가 근무하는 시골에는 새로운 것을 배울 여건도 만만치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 유도? 복싱? 수영?

  역도가 있구나. 역도가 보인다. 역도를 해야겠다. 역도를 배울 만한 곳이 있을까? 역도는 역도 체육관에서 배워야 한다. 하지만 감을 익힐 수 있는 곳은 있다. 크로스핏 체육관 중에서도 역도를 가르치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다. 일단 목표를 정했다. 크로스핏 체육관을 등록해 보자. 크로스핏 체육관을 등록해서 역도의 맛을 보자. 역도의 전문가가 되어보자.

  지금 갓 삼십 대의 접어든 나에게는 이제 이십여 년의 시간이 남았다. 내가 이십여넌동안 최소 한 가지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일단은 노력해 보기로 했다. 뭐든 노력하면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준 전문가는 될 수 있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 뭐든 노력하면 된다. 뭐든.

작가의 이전글 해와 바람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