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다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은 말을 언제나 꺼낼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내 마음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스스로 알아차리는 일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우리는 흔히 불행이나 고통을 다루는 일에만 주목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행복 역시 그에 못지않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소중한 영역입니다. 내가 언제 기분이 좋고 흐뭇한지, 어떤 순간에 미소가 번지는지, 또 언제 슬프고 괴로운지, 무엇이 나를 지치게 하고 스트레스를 불러오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스스로를 위해 즐겁고 편안한 상황을 마련해 줄 수 있고, 나 자신을 배려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수없이 감정을 숨기며 살아갑니다. 한국인들의 독특한 문화일 수 도 있습니다. 군대식 문화의 시키는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고 그래서 한국의 조직 문화가 수직적으로 생겨나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은 괜찮지 않은데 겉으로는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해야 할 때가 많고, 불합리하게 느껴지지만 “알겠습니다”라고 순응해야 하는 순간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우리의 감정은 점점 억눌리고, 억눌린 감정은 결국 내 마음의 건강을 갉아먹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적 관계 속에서 매번 솔직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겉으로는 “알겠습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더라도 내 안에서 만큼은 내 감정을 인정하고 돌보는 일입니다. ‘나는 지금 불편하다’, ‘나는 억울하다’, ‘나는 슬프다’, 혹은 ‘나는 참 기쁘다’라는 사실을 내 마음속에서 분명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감정은 나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삶을 더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감정을 직시하는 일은 나를 존중하는 일입니다. 내 마음의 작은 떨림을 놓치지 않고, 나의 불행과 더불어 나의 행복에도 정성을 기울일 때, 삶은 비로소 진실해집니다. 타인에게 보여주는 얼굴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느끼는 진짜 표정을 알아차릴 수 있을 때,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롭고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