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의 해외 펀드

by DJ

군대에서 주식 투자와 병행하던 해외 펀드는 어땠을까요? 당시 해외 펀드도 인기가 좋았습니다. 다들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유했고 매달 적립식 펀드는 큰 부를 가져다 줄 것처럼 홍보했습니다. 그저 좋다는 말에 덜컥 매달 50만원씩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펀드에 투자하면서도 저는 ‘펀드’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저 증권사의 펀드매니저가 나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가지고, 나 대신 현명하게 투자해주는 전문가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신뢰를 맡기고, 그들은 약속된 보수율 대략 0.3%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내 돈을 열심히 굴려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때의 나는 아직 세상의 자본 구조를 몰랐습니다. ‘전문가에게 맡기면 안전하다’는 단순한 믿음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3년여가 지나, 계좌를 다시 열어보았을 때 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펀드매니저들은 결코 단순히 “보수율로만” 돈을 버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고팔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거래가 많을수록 증권사에는 수수료가 쌓였고, 펀드매니저에게는 실적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 계좌의 잔고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해외 주식이 오르면 그들은 ‘성과’를 이야기했지만, 내리면 ‘시장 탓’을 했습니다.


나는 손실을 떠안았고, 그들은 변함없이 수수료를 받았습니다. 결국 3년 동안 맡겨둔 펀드를 정리하며 깨달았습니다. 나는 그들의 전문성을 산 것이 아니라, 나의 무지를 팔았던 것임을. 그때 처음으로 ‘남이 내 돈을 대신 불려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내가 모르는 세계에 돈을 맡긴다는 것은, 단순한 위임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력을 포기하는 일이었습니다. 시장은 냉정했고, 책임은 언제나 투자자 본인의 몫이었습니다. 결국 나는 직접 투자한 국내 주식보다 더 큰 손해를 보고 펀드를 청산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손실은 남들이 흔히 말하는 값진 수업료가 되었습니다. 그 돈을 잃으며 나는 배웠습니다. 돈을 굴리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돈이 어떻게, 누구의 손을 거쳐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 후로 나는 더 이상 ‘맡긴다’는 말을 쉽게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투자는 누구의 조언이나 시스템 위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통찰 위에서 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것 또한 저는 나중에 다시 깨닫게 됩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3화군대에서의 주식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