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매매한 지 4년이 지나 저는 마포의 집을 팔았습니다. 단순히 이익을 남기기 위한 매매가 아니었습니다. 더 나은 곳으로,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그 시절 은행이자는 고작 1.5% 수준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믿기 어려울 만큼 낮은 금리였습니다. 세상은 돈이 넘쳐나기 시작했고, 미국은 막 양적완화를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저는 본능적으로 느꼈습니다.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실물 자산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말입니다.
평소에도 부동산 시장을 꾸준히 관찰했습니다. 주말이면 인터넷으로 시세를 살펴보고, 점심시간에는 회사 동료들과 부동산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누군가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했고, 누군가는 무리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점점 확신을 얻어갔습니다. 시장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어렴풋이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마포의 집을 팔고, 상급지로 갈아타겠다고 말입니다.
그 아파트는 4억 2천만 원에 매매하였습니다. 시세 차익은 8천만 원이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부동산을 통해 손에 쥔 큰돈이었습니다.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4년 동안 8천만 원, 1년에 2천만 원씩 불어난 셈이었습니다. 그 돈은 단지 재산의 증식이 아니라, 제 판단이 옳았다는 증거였습니다. 사람의 자신감은 근거 없는 낙관에서 생기지 않습니다. 경험과 검증을 통해 서서히 쌓여가는 것입니다. 저는 그날 비로소 부동산 투자가 제 성향과 잘 맞는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는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집을 찾기 위해 발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에서는 이것을 ‘임장(臨場)’이라 부릅니다. 말 그대로 현장을 ‘밟는’ 일입니다. 주말이면 강남, 서초, 송파 일대를 돌았습니다. 당시 그런 지역은 감히 쳐다보기도 부담스러웠지만, 겁이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처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전이었고, 그 시절의 화두는 ‘하우스 푸어’였습니다. 빚을 내서 집을 사면 가계가 무너질 거라는 경고가 넘쳐났습니다. 그러나 저는 달랐습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