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ETF 투자

by DJ

주식 투자에 대한 실패는 내게 오래도록 남은 교훈이었습니다.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았고, 떨어지면 언젠가 다시 오를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차트의 곡선은 나의 욕망을 따라주지 않았고, 결국 나는 손실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그 후 나는 조용히 마음을 접고, 다시 ‘기초’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한동안은 그저 저축과 빚 갚는 일에만 집중했습니다. 돈을 불리기보다 흘려보낸 빚을 다시 거둬들이는 일, 그 단순한 과정이 내겐 일종의 속죄 같았습니다. 그렇게 몇 해를 보냈습니다. 아이들은 어느새 초등학교 고학년, 그리고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교육비는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학원비, 교재비, 여러 활동비까지 더하면 매달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회사에서 주거비를 지원받게 되었고, 월급도 조금씩 올랐습니다. ‘남는 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그 돈으로 다시 투자에 눈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예전처럼 단기적인 욕심으로 달려들지 않았습니다. 대신 오랜 시간 공부하며 찾은 단 한 가지 상품 S&P500 ETF에 마음이 갔습니다. ETF는 주식의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고 S&P500은 미국의 500대 기업의 주식을 투자하는 것으로 즉 미국 경제 전체를 담는 지수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기업 500개의 흐름이 그 안에 들어 있었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해당 지수는 같이 올라가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오르고 내림의 폭이 크지 않았고, 그에 따라 불안에 떨 필요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것은 단순함이었습니다. 펀드 매니저가 임의로 종목을 바꾸지 않고, 그저 시장 전체의 평균을 따라간다는 점. 그 단순함 속에서 믿음이 생겼습니다. 보수율은 0.008%에 불과했고, 괜한 운용 수수료를 낼 필요도 없었습니다.


나는 결심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빠른 부자가 아니라, 오래가는 부자가 되자.’ 그날 이후 나는 매달 일정액을 S&P500 ETF에 꾸준히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식창을 매일 열어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부러 멀리합니다. 시장의 하루 움직임이 내 마음을 흔들게 두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장기 투자자에게 하루의 변동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ETF의 그래프는 마치 나의 인생 그래프처럼 보입니다. 크게 보면 오르락내리락하지만, 길게 보면 조금씩 올라 있습니다. 그동안의 실패와 시행착오, 그리고 다시 쌓은 신뢰의 선이 그려져 있는 듯했습니다. 이제는 욕심이 아니라 습관으로 투자합니다. 매달 적립식으로, 변동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다림을 믿으며 나아갑니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드는 대신, 나는 시간과 신뢰로 나의 자본을 키우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지루한 방식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내겐 이것이 가장 확실하고 평온한 부의 길입니다. 내가 직접 선택하고, 꾸준히 걸어가는 길, 그 길의 끝에는 숫자보다 더 큰 배움이 있습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2화부자는 돈이 사랑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