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돈이 사랑하는 사람

by DJ

우리나라에서 엔지니어라면 4년의 경력이 쌓였을 때 ‘기술사’라는 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집니다. 나도 그 시기를 기다렸습니다. 회사에서는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기술사 자격을 취득한 직원에게 매달 3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합니다. 언뜻 들으면 작은 금액처럼 보이지만, 생각해보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은행 이자율로 환산하면 약 1~2억 원을 예치했을 때 나오는 돈입니다. 즉, 회사는 기술사를 취득한 직원에게 매달 30만 원이라는 수당을 통해 ‘1억 원의 신뢰’를 부여하는 셈입니다.


물론 그만큼 시험은 쉽지 않습니다. 나는 더 많은 수입을 얻고자 기술사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솔직히 돈을 더 벌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나는 회사 생활과 가정, 공부를 함께 해야 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이라 집에서는 공부할 여유가 없었고, 그래서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났습니다. 첫차를 타고 출근해 회사에 가장 먼저 도착해 아침 조회 전까지 책을 펼쳤습니다. 일과를 마치면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공부했습니다. 밤 10시까지 공부하고, 피곤한 몸으로 귀가하곤 했습니다. 일요일 오후에도 학원에 나가 하루를 채웠습니다.


그렇게 2년이 흘렀습니다. 시험에 떨어지고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족에게 미안했고, 스스로에게도 지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의 끝에서 나는 마침내 필기와 면접을 모두 통과했습니다. 합격 통보를 받던 날, 눈물이 났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공부였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돈보다 값진 것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인내’와 ‘자기 신뢰’라는 자본 말입니다. 그 후로 나는 10년째 매달 30만 원의 수당을 받고 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경제적 보상이라 여겼지만, 이제는 그것이 상징처럼 느껴집니다. 그 돈은 내가 흘린 새벽의 땀과 포기하지 않은 시간을 증명하는 보상이자, ‘꾸준함이 결국 자산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는 신호입니다.


투자란 결국 자신에게 시간과 노력을 쏟는 일이라는 것을 그때 배웠습니다. 돈은 내가 벌어들이는 대상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나는 이제 이렇게 생각합니다.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돈이 좋아하는 사람이 부자가 된다고 말입니다. 돈은 자신을 존중하고 아껴주는 사람을 따릅니다. 무심하게 쓰고 쉽게 흘려보내는 사람보다, 작은 돈 하나도 감사히 다루는 사람에게 돈은 다시 돌아옵니다.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이 대부분 불행해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돈을 수단으로만 보았고, 그 안에 담긴 시간과 노력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쉽게 번 돈은 쉽게 떠나기 마련입니다.


돈이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건 돈을 존중하는 사람입니다. 돈 벌기 얼마나 힘든지 알고 그 흐름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아는 사람입니다. 하루의 노동 속에서 흘린 땀방울 하나가 통장에 찍히는 숫자라는 걸 아는 사람, 그 숫자 뒤에 나의 시간과 열정이 존재한다는 걸 잊지 않는 사람입니다.

시간을 투자하듯 돈을 다루고, 돈을 투자하듯 시간을 다스려야 합니다. 그게 내가 배운 진짜 투자법입니다. “돈은 노력의 그림자이고, 존중의 언어입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나를 사랑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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