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이름의 자전거

by DJ

아인슈타인은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계속 움직여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타는 자전거의 상태와 주행의 질감은 세월에 따라 매번 다르게 다가옵니다. 삶의 궤적을 돌아보니, 우리의 인생은 참으로 자전거의 일생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시절의 삶은 마치 '보조 바퀴가 달린 네 발 자전거'와 같습니다. 특별한 균형 감각이나 숙련된 기술이 없어도 그저 페달을 밟기만 하면 앞으로 나아갑니다. 넘질까 두려워할 필요도, 넘어질 수도 없는 안전한 보호막 안에서 우리는 그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즐거움만을 만끽합니다. 넘어지지 않게 뒤를 받쳐주는 부모님의 손길이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모른 채 말입니다.


스무 살의 문턱을 넘으면 비로소 '반짝이는 두 발 자전거'를 마주하게 됩니다. 모든 부품에 기름칠이 매끄럽게 잘 되어 있고, 타이어에는 팽팽한 공기압이 가득 차 있습니다. 조금만 힘을 주어 밟아도 자전거는 기다렸다는 듯 쭉쭉 뻗어 나갑니다. 체력이라는 연료가 무한할 것만 같고, 바퀴의 탄성이 좋아 어디든 마음먹은 대로 멀리 나아갈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기입니다.


서른에 접어들면 우리는 이제 '능숙한 라이더'가 됩니다. 자전거를 타는 기술은 충분히 익혔고, 도로의 요철을 피하는 법도 압니다. 적당한 공기압과 단련된 근육을 활용해 인생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그리고 가장 멀리 나아가는 시기입니다. 속도와 거리라는 성적표를 보며 우리는 인생의 전성기를 내달립니다.


하지만 마흔의 고개에 서니 자전거의 상태가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낍니다. 슬슬 체인에 녹이 끼기 시작하고, 타이어의 바람도 조금씩 빠져나갑니다. 자전거 자체도 어느덧 구형 모델로 평가받기 시작하며, 최신형 자전거들이 곁을 쌩하고 지나갈 때마다 묘한 소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제는 무작정 속도를 내기보다, 삐걱거리는 체인에 기름을 치고 바람 빠진 바퀴를 살피며 '관리'를 병행해야 하는 시점임을 깨닫습니다.


쉰과 예순의 길목에 들어서면, 바람이 빠진 바퀴로는 더 이상 빠르게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이때는 속도가 아니라 '안전'과 '풍경'이 주행의 목적이 됩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앞만 보고 달리는 대신, 천천히 조금씩 발을 내디디며 내 자전거가 견딜 수 있는 속도로 세상을 음미해야 합니다.


인생은 결국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기나긴 여정입니다. 젊은 날, 힘이 있을 때 멀리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체인이 팽팽할 때는 방향을 수정하기 쉽지만, 힘이 빠지고 자전거가 낡아갈수록 경로를 바꾸는 데는 몇 배의 노력이 들기 때문입니다.


자전거의 동력은 결국 페달을 밟는 나의 다리에서 나옵니다. 비록 체인에 녹이 슬고 바퀴의 바람이 예전만 못할지라도, 저는 오늘도 저만의 속도로 페달을 밟습니다. 내 자전거의 삐걱거리는 소리조차 삶의 소중한 훈장임을 알기에, 마흔의 길 위에서 저는 다시 한번 핸들을 굳게 잡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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