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아이와의 시간

by DJ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영원할 것 같지만, 사실은 모래시계의 모래알처럼 빠르게 빠져나가는 소중한 순간들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부모의 손길이 없으면 한시도 버티지 못할 것처럼 굴고, 때로는 떼를 쓰거나 장난을 쳐서 부모를 지치게 하기도 합니다. 귀찮다고 꾸짖고 돌아선 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언제 그랬냐는 듯 옆에 붙어 재잘거리는 아이의 모습은, 부모에게 피로함과 동시에 형언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을 안겨주곤 합니다.


하지만 그 천진난만한 시절은 생각보다 훨씬 짧게 머뭅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으로 성장하면서, 이들의 세계는 부모라는 울타리를 넘어 친구와 학업, 그리고 '나만의 시간'으로 빠르게 확장됩니다. 어느덧 부모의 조언보다는 자신의 판단을 우선시하게 되고, 부모의 손길이 필요했던 빈자리는 친구와의 시간으로 채워나가기 시작합니다. 자연스럽게 아내와 단둘이 남는 시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를 마주할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아이가 밤늦게 "아빠, 같이 농구하러 가요"라고 조르거나, 불 꺼진 방이 무섭다며 "옆에서 같이 재워주세요"라고 속삭이는 그 사소한 요청들이 사실은 유통기한이 정해진 한정된 기회라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퇴근 후의 피곤함이 앞서 "아빠 오늘 너무 힘들다, 내일 하자"라는 말이 먼저 불쑥 튀어나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아이가 아빠를 필요로 하며 손을 내미는 이 시간이 앞으로 우리 생애에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음을 말입니다. 몸은 고단하고 눈꺼풀은 무겁지만, 지금 이 순간 아이의 재잘거림을 들어주고 함께 땀 흘리며 공을 던지는 경험은 훗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의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입니다.


결국 아이들은 부모를 떠나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는 것이 올바른 성장의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이가 아직 곁에 머물 때 아이들의 요청에 기꺼이 응답해 주는 일입니다. "아빠 힘들어"라는 변명 대신 "그래, 같이 가자"라고 말하며 운동화 끈을 묶는 그 마음이야말로, 아이에게는 평생의 자양분이 되고 부모에게는 다가올 고요한 시간들을 견디게 할 따뜻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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