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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살까? 비트코인을 살까?

금 vs 비트코인: 미중의 패권전쟁

by 세상과 마주하기

2025.2.11일 Writing By KANG DI


최근 금값이 연일 오르고,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점을 찍은 후 주춤한 상태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금과 비트코인은 ‘안전자산’과 ‘혁신자산’으로서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내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금은 역사적으로 국가 간 힘의 균형이나 경제주권을 상징해온 전통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며, 비트코인은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인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여 빠르게 확산 중인 ‘디지털 자산’으로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두 자산이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지정학적 구도와 관련하여 해석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리며 ‘탈달러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미국의 금융제재 가능성이나 달러 의존도 축소라는 의미가 있다. 반면 미국은 전통적으로 세계 1위의 막대한 금 보유고를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분야를 개방적·혁신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차세대 금융 패권 및 기술 주도권을 이어가려는 양상을 보인다. 그렇다면 미중 패권 경쟁 구도에서, 각 국가 입장에서는 금 보유와 비트코인 보유 중 어느 것이 더 적절한 선택일까?


1. 금 보유의 의미와 중국의 전략

금보유중국.png 연합뉴스
중국금보유량.png https://news.mt.co.kr/


1) 경제제재 회피와 외환다변화

금은 오랜 기간 인류 문명에서 ‘가치와 신뢰의 최후 보루’로 여겨졌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금을 비축하는 이유는, 전시나 제재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 동결 위험 없이 보관할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 중 하나이지만, 달러화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미국이 주도하는 금융 제재(글로벌 은행망 차단 등)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 특히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와 달러 금융망 차단을 지켜본 중국으로서는, 만일의 분쟁 시 자산동결 위험에 놓일 수 있는 달러나 미 국채보다 금 비축이 경제 주권 방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따라서 금 보유를 통해 외환 구조를 다변화하고, 경제 주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되었다고 볼수 있다.


2) 위안화 국제화와 신뢰 제고

금 비중을 높임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위안화를 국제무역 결제나 투자 자산으로 확대하려는 포석도 있다. 금은 준비통화 신뢰를 높이는 대표적인 수단이므로, 달러 중심 국제질서에 대한 보완·대응책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인 ‘디지털 위안(e-CNY)’도 적극 개발하고 있는데, 이와 동시에 금 비중을 높임으로써 통화 안정성과 대외 신용도를 함께 끌어올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3) 가격 안정적이고 변동성 상대적으로 적음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금은 일반적으로 가치를 급격히 잃지 않는 편이다. 최근 국제정세가 불안정할수록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늘면서 금값이 높게 형성되는 추세가 나타났다. 이는 중국이 대외적으로서나 자국 내 안정성을 위해 금을 전략자산으로 선호하는 또 하나의 배경이 된다.

서울경제_미국국채보유량.png 서울경제신문




2. 비트코인 보유의 의미와 미국의 전략

1) 기술 혁신과 산업 주도권

미국은 인터넷·IT·플랫폼 기업 등 20세기 말부터 이어진 기술 패권을 누려왔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분야 역시 혁신을 주도하면서 미래 금융·기술 산업을 선점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같은 탈중앙화 자산에 대한 전면적 금지보다는, 제도권 편입(규제된 선물 ETF 승인 등)을 통해 건전하게 성장시키려는 양면 전략을 취한다.


2) 달러 체제와의 공존

한편 비트코인은 기존 달러 체제를 대체하기보다는, 스테이블코인(달러와 1:1 연동된 코인)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과 함께 오히려 달러 영향력을 확장시키는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미국은 이를 통해 가상자산 시대에도 자국 통화의 패권적 지위를 강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즉 민간의 자율적 혁신을 살리고, 규제는 보완적으로 적용함으로써 혁신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한다.


3) 고수익·고위험 자산의 대명사

비트코인은 금과 달리 높은 변동성을 특징으로 한다. 단기간에 급등락을 반복하기 때문에 ‘디지털 금’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안전자산이라고 부르기에는 위험 요소가 크다. 다만 기술 발전, 제도권 편입, 기관투자 유입 등으로 장기적 가치는 상승 추세라는 평가가 많다. 미국은 투자자 보호와 자금 세탁 방지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한편, 민간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거래할 기회를 열어두어 금융산업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3. 금 vs 비트코인: 국가 전략적 관점에서의 비교

1) 안정성과 제재 회피 측면

금: 정치적으로 ‘중립’이며, 물리적 실물을 자국 내 보관할 수 있다. 달러 결제망이 차단되더라도 대체자산이 될 수 있어 제재 회피 수단으로 강력하다.

비트코인: 탈중앙화 특성 덕분에 일부 국가에서는 제재 우회나 자본 도피 수단으로 쓰인다. 하지만 국가가 직접 대규모로 보유·통제하기가 쉽지 않으며, 가격 변동성이 크다.


2) 경제·금융 패권 유지 및 도전 측면

금: 오랜 역사와 보편적 신뢰로, 국가 간 교역 및 외환보유자산 다각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러시아 등은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대안 통화를 마련하려는 차원에서 금을 선호하고 있다.

비트코인: 미국의 기술·금융 혁신 전략과 맞물려 있으며, 장기적으로 블록체인 시대의 디지털 자산 질서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코인과 결합해 글로벌 결제·송금 인프라를 재편함으로써 달러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수도 있다.


3) 안정성 vs 성장성

금: 역사적으로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폭이 제한되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인플레이션 헷지(hedge) 수단으로 유효하다.

비트코인: 거시경제 변화와 투자심리에 따라 가격 급등락이 심하지만, 향후 채택(Adoption)이 늘어날 경우 중장기적 성장 여력이 크다.


4. 금, 비트코인 어느 쪽이 더 적절한가?

결과적으로 금과 비트코인은 서로 다른 성격의 자산이기에 한쪽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중국처럼 미국의 금융 제재 리스크를 의식하고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는 국가에게는, 외환보유고에서 금의 비중을 높여 ‘안정적 안전판’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고 실효성이 있는 선택일 수 있다. 이미 중국은 전 세계 중앙은행 금 매입 추세를 주도하고 있고, 이를 통해 대외 충격에 대한 완충장치를 마련하며 위안화 국제화 전략도 동시에 추진한다.

반면 미국 입장에서는 이미 막대한 금 보유고와 달러 기축통화 체제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급격한 금 추가매입보다 비트코인·블록체인 산업을 주도해 미래 금융 패권을 이어가는 편이 이롭다. 나아가 스테이블코인 등 달러 연동 디지털 자산을 적극 육성함으로써, 디지털 시대에도 달러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가상자산을 부정하기보다 적절히 규제·수용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뉴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다.

결국 국가적 전략의 관점에서, 금과 비트코인은 상호 대체재라기보다는 각자의 목적과 위험관리 수준에 맞춰 선택·활용할 자산이다.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될수록, 안전자산인 금 수요는 꾸준히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가상자산 시장은 규제와 기술 발전을 거치며 장기적으로 제도권 금융의 일부로 편입될 전망이다. 따라서 미중패권 경쟁 구도에서 "금 보유 vs 비트코인 보유"라는 단순 이분법보다는, 상호보완적 시각으로 접근하며 자국의 경제·금융전략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형태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5. 시사점

1) 다극화되는 국제통화체제

미중 간 갈등으로 ‘달러화 일극 체제’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각국은 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디지털 통화(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까지 도입을 모색한다. 이는 기존 통화·금융 질서가 서서히 다극화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2) 개인·기업의 투자 전략에도 영향

미중이 금과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보유·활용함에 따라, 개인이나 민간기업 역시 이 두 자산을 다양하게 포트폴리오에 담으려는 움직임이 늘어날 수 있다. 금은 여전히 안전자산의 지위를 공고히 유지하고, 비트코인은 ‘디지털 골드’로 불리며 장기적 혁신 자산으로 인식된다.


3)불확실성 속 분산투자 필요성

지정학적 긴장, 통화정책 변화, 기술 패권 경쟁 등으로 세계 경제가 상당한 변동성에 노출되고 있다. 금과 비트코인은 서로 다른 위험·수익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분산투자를 통한 포트폴리오 안정화 관점에서도 두 자산을 병행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금”과 “비트코인”은 미중패권 경쟁의 다른 양상인 동시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각 국가가 추구하는 전략적 목표와 가치를 살펴보면, 중국은 금을 통한 안전자산 확보와 달러 의존 축소, 미국은 비트코인 및 디지털 자산을 통한 혁신과 달러 체제 확대라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어떤 자산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기보다는, 각국이 처한 환경과 목표에 따라 금과 비트코인은 서로 다른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앞으로도 글로벌 경제질서 변동과 함께 진화해 나갈 것이다.

개인의 경우 적절한 비중을 둠으로써 자산의 가치를 올려야 할 것이다. 다만 미중 패권전쟁의 결과에 따라 금 또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가치 변동이 극대화 될수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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