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현상으로 보는 연애의 발견
봉긋하게 솟은 문의 배. 그 위로 내 발가락 열 개가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슥슥슥-
발바닥으로 동근 배를 부드럽게 스치다가
통통통-
살짝 튕기듯 리듬감 있게 배를 두드리다가
꼼지락꼼지락-
느릿하게 건반을 두드리듯 발가락을 움직였다가
말캉말캉-
부드러운 뱃살을 살짜쿵 꼬집었다가….
문의 배 위에 발을 얹고 있는 이 자세. 어느새 내 몸이 기억할 만큼 익숙해졌는데, 그날따라 괜히 새삼스러웠다. 그런 순간들이 찾아오곤 한다. 문이 내 옆에 있다는 게, 내 남자친구라는 게, 너무 좋아서 믿기지 않는 순간.
“오빠, 너무 신기해!”
“뭐가? 뭐가 또 신기할까?”
“1년 전 양식 집에서 처음 만난 오빠랑 내가 이렇게 같이 있다는 게 아직도 신기해!”
“그때 그 사람은 이제 없어요. 나 살쪘어….”
“(무시) 이것 봐! 오빠 배에 발을 얹는 사이라니! 우리 주말도 맨날 같이 보내고, 요리도 해 먹고, 발 마사지도 해주고,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잠도 재워주고… 엄청 편해졌잖아!”
“그럼 그럼!”
문과 내가 가까워졌다는 걸 알 수 있는 게 또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쿡쿡 웃음이 터져버렸다.
“수상해. 왜 웃지~?”
“크크크 오빠 방귀 소리도 듣고… 나 오빠 방귀 소리 너무 좋아!”
그간 문이 내 앞에서 방귀를 낄 때 마다 못 들은 척, 모르는 척 넘어갔다. 한 번도 방귀 소리를 들은 채 하거나 놀린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문이 당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꼭 말하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순간이니 말이다. 그런데 문은 생각지도 못한 대답을 했다.
“흥! 나도 쑥쑥이 방귀 소리 들었지롱!”
“...!?”
장난스럽게 문을 놀리려고 했던 나는 도리어 당황해버렸다. 대체 언제? 문이 화장실 갔을 때 괄약근에 힘 조절해가면서 작게 꼈는데? 화장실 문 너머로 소리가 새어 나갔을 리가 없는데? 가끔, 아주 가끔 문이 잠들었다고 생각하고 뀌긴 했는데…. 하지만 그때조차 굉장히 조심조심 배출해서 들렸을 리 없는걸? ‘얼음!’한 상태로 굳은 채 눈을 위로 굴리며 생각했다.
하지만 당황은 잠깐이었고, 이내 이유 모를 해방감이 느껴졌다. 뭔가 오래 품고 있던 비밀을 들킨 기분인데 이상하게도 부끄럽기보다 편안했다. 몰래 숨겨 두었던 비밀을 들켰는데 그걸 웃으며 안아준 사람을 만난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방귀를 내 집처럼 뿡뿡 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