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견해가 다른 두 사람의 연애 이야기
하지만 지난한 대화의 소득도 있었다. 그와 이야기할 때면 나는 종종 내 주장을 뒷받침할 논리와 근거의 빈약함을 인정해야 했고, 그러지 않기 위해 ‘나는 왜 이것을 지지하는가?’ ‘나는 왜 이것은 옳고 저것은 틀렸다고 생각하는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기 위해 기사를 더 열심히 찾아보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세계가 넓어졌고, 모호하게 나를 사로잡고 있던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다. 나와 가까이 연결된 9할 이상의 사람들은 나와 같은 정치 성향을 띄는 사람들이다. 그 전에는 나와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한 요상한 스테레오 타입을 갖고 있었다. 그러니까, 솔직하게는 ‘이상한’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역시 사람은 만나봐야 안다고,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냥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이웃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문을 통해 깨우쳤다. 그러자 세상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고, 다른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당연한 사실이 체감되며 세계가 넓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과 대립하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INTP, 그 중 ‘T:F=100:0’인 문에게 이런 류의 대화는 그저 ‘토론’이었지만, 평화가 깨지는 것이 극도로 두려운 몰랑이 INFP에게 이런 류의 대화는 매 순간이 긴장이었다. 나부터 말투가 평소와는 다르고 대화의 공기가 냉랭한데, 혹여나 이것이 우리 관계의 평화를 깨트릴까 불안했기 때문이다. 문과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를 주고받는 일은 나를 긴장하게 하면서도, 그 사실 자체로 우리를 대견하게 여기게 했다.